지리산 반달가슴곰 100마리 눈앞…공존위한 관리 재정비 필요
국립공원공단, 2004년 복원사업
지난해 12월 기준 96마리로 증가
주민 피해·탐방객 안전 대책 시급
2026년 03월 03일(화) 20:00
구례군 자연적응훈련장에서 어미곰과 새끼 2마리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리산국립공원 내 반달가슴곰(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의 개체 수가 100마리에 임박하면서 주민 피해 예방과 탐방객 안전을 함께 담보할 관리 체계 정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3일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리산권 반달가슴곰은 지난해 12월 기준 96마리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

1900년 초반만 해도 한반도 전역에 분포할 정도로 많았던 반달가슴곰이 웅담을 노린 밀렵과 일제강점기 해수구제사업 등으로 급격히 개체수가 감소했고, 이후에도 서식처의 훼손 등으로 5마리만 남게 되면서 국내에 서식했던 반달가슴곰을 다시 살리자는 취지에서 사업이 추진됐다.

러시아 연해주 지역 개체 6마리를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한 뒤, 지리산의 40%인 192.4㎢를 반달가슴곰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지리산권의 안정적 정착을 촉진하는 서식지 관리를 이어왔다.

반달가슴곰 개체수는 2021년 74마리, 2022년 79마리, 2023년 85마리, 2024년 93마리로 늘었으며, 이같은 추세면 이르면 2027년 100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개체 수가 늘어나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지역주민과의 공존을 위한 실효성있는 대응 마련 필요성도 커지게 됐다.

지리산반달곰의 먹이와 개체 행동권을 고려한 적정개체수는 최소 56마리 에서 최대 78마리인데 이미 4년전부터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다.

더구나 전체 개체수 96마리 중 60% 안팎은 위치 추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출생 등으로 발신기 미부착 개체가 증가한 사례가 많아 개체별 이동 경로와 생활권 접근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공단 측 설명이다.

특히 동면시기를 지나 봄철 활동시기가 찾아오면서 반달곰이 자주 등장하는 구례 양봉농가와 주민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달가슴곰 방사 이후 재산 피해는 2004년부터 2025년 6월까지 594건, 이 가운데 벌꿀 피해는 497건으로 집계됐다.

구례군 산동면에서 30년째 양봉을 하는 김성곤(61)씨는 “최근 몇 년 사이 3차례나 피해를 봤다. 2020년, 2022년 그리고 작년에도 피해가 있었다”며 “곰들은 밤에 나타나 벌통을 엎거나 끌고 가서 꿀을 파먹는 식”이라고 했다.

김씨는 “한번은 곰이 벌통을 앞발로 껴안듯 들고 걸어가는 걸 봤다”며 “민가로 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울타리가 쳐져 있어도 전기가 약해 곰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시설 성능과 사후관리, 예방·보상 체계까지 함께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반달가슴곰과의 공존을 위해선 지역내 서식지 먹이 여건과 이동 통로를 고려한 서식지 관리, 위험 행동 개체에 대한 선별적 대응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외에도 피해 예방시설의 성능·유지관리, 신속하고 납득 가능한 보상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복원 사업의 성과가 주민과의 공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주열 구례군양봉협회 회장은 “봄이 되면 마을 뒤까지 곰이 내려오는 경우가 잦다. 곰이 늘어난 만큼 이제 관리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사람 안전이 우선인 만큼 피해 예방과 관리가 먼저”라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반달가슴곰 관리 차원에서 매년 20마리 규모로 생포해 발신기 배터리 교체를 진행하는 한편 무인카메라 등으로 미부착 개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탐방객 샛길 출입에 대한 단속 강화 및 입산시간 지정제도 도입을 통한 야생생물과의 자연스러운 거리두기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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