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추락하는 지역 건설경기…지역 맞춤형 정부 정책 지원 시급
광주·전남 전문건설공사 실적 10% 이상 감소
민간 위축·공공 발주 부진 겹쳐 하도급 직격탄
“지역 제한 확대 등 ‘맞춤형’ 보완책 절실한 시점”
2026년 02월 23일(월)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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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광주·전남 전문건설업계의 공사 실적이 1년 새 각각 1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주택·개발사업 위축과 공공 발주 부진, 종합건설사의 유동성 악화가 맞물리며 지역 건설 생태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지역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대한전문건설협회 광주시회·전남도회가 발표한 ‘2025년도 실적신고’ 집계 결과에 따르면 광주지역 전문건설업체의 지난해 기성실적 총액은 2조 3639억원으로 전년(2조 8849억원) 대비 18%(5209억원) 감소했다. 전남은 4조 2839억원으로 전년(5조 421억원)보다 15%(7582억원) 줄었다.

광주는 2023년 3조 2737억원에서 2024년 2조 8849억원, 2025년 2조 3639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남 역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하락 흐름이 뚜렷했다. 전국 전문건설 기성총액도 97조 3162억원으로 전년(11조 5168억원) 대비 11.9% 감소해 전반적인 업황 부진을 확인했다.

도급 형태별로 보면 하도급 부문의 타격이 크게 드러났다. 광주의 경우 원도급 공사 실적은 4661억원으로 전년보다 9.3% 감소한 반면 하도급은 1조 8977억원으로 19.9% 줄었다. 전남 역시 원도급은 8.6% 감소에 그쳤지만 하도급은 17.3% 급감했다.

이는 종합건설사의 자금난과 공사 물량 조정이 곧바로 지역 전문업체 일감 축소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남에서는 지역 종합건설업체의 부도·법정관리 증가가 하도급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부문에서는 미분양 장기화와 금융비용 상승으로 신규 착공이 크게 줄었고 공정 진행 속도와 발주 자체가 둔화된 점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다. 공공 부문 역시 기대만큼 발주가 확대되지 않으면서 수주 물량 자체가 축소됐다. 자재비와 인건비 변동성도 여전해 공사 진행 속도마저 늦어지는 이중고에 직면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시·도별 실적액을 보면 광주는 전년 대비 81.9%, 전남은 85.0%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부산(88.3%), 대전(92.1%), 경기(89.5%), 충북(96.5%), 충남(95.0%) 등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광주·전남의 감소폭이 다른 지역보다 큰 배경에는 지역 원도급사의 부도·법정관리 증가도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종합건설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하도급 물량을 받아오던 전문업체들이 일감 자체를 잃으면서 실적 감소가 직격탄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지역 업계에서는 ‘지역 제한’ 확대 등 지역 맞춤형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공 공사의 일정 비율을 관내 업체로만 제한하는 ‘지역 제한’ 제도를 활용하면 지역 종합건설사가 수주 기회를 확보하고 그 아래 전문건설업체로 하도급 물량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경기 침체기일수록 지역 업체 보호 장치가 강화돼야 지역 내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또 공공 부문의 ‘조기 발주’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예정된 공사 물량 안에서만 시장이 움직이다 보니 상반기 일감 공백이 커지고 이 여파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금융 환경 개선도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힌다. 건설업 전반이 고위험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은행권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시행·시공사가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사례가 지역에서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강성진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남도회장은 “공공 공사 조기 발주와 신규 사업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 어려움도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PF와 은행 대출이 막혀 착공을 못 하는 현장이 적지 않은 만큼 금융 여건 완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이어 “경기가 어려울수록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지역 제한’을 강화해 관내 업체가 수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전문건설업체도 함께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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