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배출한 K-문학의 산실…광주를 ‘인문학 도시’로
노벨상 이후 11억 투입… 창작·향유·인프라 3축 재편
무등문학상·도서관 문화마당 신설 등 14개 과제 시동
2026년 02월 22일(일) 21:00
광주시청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촉발된 ‘K-문학’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광주시가 올해 문학 진흥 사업에 11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한다.

시는 문학 창작 지원부터 시민 향유 프로그램, 인프라 구축까지 3박자를 갖춰 광주를 명실상부한 ‘인문학 도시’로 각인시킨다는 구상이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2026년 광주광역시 문학진흥 시행계획(안)’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이번 계획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제2차 문학진흥 기본계획과 연계한 것으로, 올해 총사업비는 10억9486만원 규모다.

올해 사업은 ‘자유와 공정을 바탕으로 창작되는 K-문학’, ‘일상에서 함께 누리는 K-문학’, ‘지속가능한 문학진흥 토대 구축’ 등 3대 전략 아래 14개 세부 과제로 나뉘어 추진된다.

먼저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안정적인 집필 환경을 조성하는 데 3억4550만원을 배정했다.

지역 문학 생태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문학 단체의 활동을 돕기 위해 2억8000만원을 투입한다.

시는 공모를 통해 문예지 발간, 문학인 교류 행사, 문학 교육 등을 수행하는 단체를 선정해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15개 단체의 16개 사업을 지원해 ‘광주문학 큰잔치’, ‘오월문학제’ 등 굵직한 행사를 치러낸 바 있다.

우수 문학인 발굴을 위한 시상 제도도 운영된다. 3650만원을 들여 박용철·김현승·정소파 등 지역을 대표하는 문인의 이름을 딴 ‘광주시 문화예술상 문학 부문’ 수상자를 선정하고, 이들에게 창작지원금 1000만원(익년도 지원)을 수여해 예우를 갖춘다.

특히 북구는 2900만원을 들여 ‘무등문학상’을 운영한다.

북구 출신인 한강 작가의 지역적 상징성을 살려 전국 단위 공모를 진행, 문학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주문학관 내 창작 공간(집필실) 4개소를 기성 및 예비 작가에게 무료로 개방해 창작의 산실로 활용한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학을 접할 수 있는 향유 프로그램에는 전체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5억1216만원이 투입된다.

가장 눈에 띄는 신규 사업은 시립도서관이 주관하는 ‘제14회 도서관 문화마당’이다. 557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고 범시민적 독서 열기를 확산하기 위해 기획됐다.

오는 4월 중 개최 예정인 이 행사는 ‘문학, 너를 만나기 800m 전’을 주제로 작가 초청 강연, 마술 공연, 독서 체험 부스, 한강 작가 캘리그라피 전시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채워질 예정이다.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격도 계속된다.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지역 서점 활성화 지원사업’에 1억원을 투입해 동네 서점이 단순한 책 판매처를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돕는다. 인문 프로그램 운영, 서점 간 네트워크 구축, 공동 마케팅 등을 지원해 풀뿌리 독서 문화를 다지겠다는 취지다.

광주문학관은 1억2000만원을 투입해 하반기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걸어 다니는 문학관’을 콘셉트로 광주의 물리적 공간과 그곳에서 탄생한 문학 작품을 영상 컨텐츠로 연결해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2000만원을 들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자치구별 특색 있는 책 축제도 풍성하다.

동구는 1억3646만원을 들여 ‘책 읽는 동구’ 사업을 추진하며, 서구는 9월 독서의 달에 맞춰 ‘책향기 서구 책 축제’(1500만원)를 연다. 남구는 10월 중 유안근린공원 일원에서 ‘북 페스티벌’(2000만원)을 개최하고, 광산구는 용아 박용철 선생을 기리는 문학제와 백일장(4500만원)을 통해 인문학의 향기를 전한다.

지속 가능한 문학 진흥을 위한 토대 구축에는 2억3720만원이 쓰인다.

시는 3000만 원을 들여 광주 문학을 대표하는 희귀 문예지와 작가 친필 원고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유물을 수집한다. 수집된 자료는 광주문학관에 전시되거나 연구 자료로 활용돼 지역 문학사의 퍼즐을 맞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립도서관은 2억720만원을 투입해 장서 확충에 나선다. 시민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신규 문학 자료와 이용자 희망 도서 등을 대거 구입해 도서관의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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