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캠프 - 김여울 디지털·체육부장
2026년 02월 13일(금) 00:20
KIA 타이거즈는 일본 아마미오시마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면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가고시마현에 속해 있는 아마미오시마. 오시마는 ‘큰섬’이라는 뜻으로 일본에서는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세계자연 유산으로 지정된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섬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낯선 곳이다. KIA의 스프링캠프 소식을 통해 아마미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인구 6만명 규모의 섬이 KIA로 인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범호 감독을 포함해 21명의 코칭스태프와 ‘주장’ 나성범을 필두로 42명 선수 등 63명의 선수단이 캠프를 위해 아마미를 찾았다. 취재를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이들까지 하면 아마미는 모처럼 스프링캠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곳은 일본 요코하마 2군 선수단이 캠프지로 사용했던 곳이다.

KIA의 방문은 큰 쇼핑몰이나 세계적 체인의 커피숍이 없는 시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덩달아 ‘한류’ 열풍도 불고 있다. 취재를 위해 찾은 이곳에서 몇 차례 깜짝 놀랄 일이 있었다. 호텔 체크인을 담당한 직원이 능숙한 한국어로 응대를 했다. “한국인이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는 어색하지 않은 억양으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독학으로 배운 한국어 실력이라는 말에 다시 한번 놀랐다.

KIA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아마미 야구장 인근에서 열린 테니스 대회 현장에서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들었다. 초등학생들이 KIA 선수들과 관계자를 보면 한국말로 먼저 인사를 했다. 식당에서 한국어로 감사의 인사를 적은 쪽지를 받기도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한류 열풍이 처음에는 당혹스럽기도 했고, 이내 뭔지 모를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렸을 때 일본 애니메이션과 음악을 통해서 일본어를 배운 친구들이 많았다. 지금은 반대가 됐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실감했던 한류 열풍을 일본의 외딴섬에서 몸소 느끼고 왔다. 가깝고도 먼 나라, 하지만 사람들은 국경을 넘어 문화로 하나가 됐다.

한국의 위상을 실감했던 스프링캠프였다. 그 바람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김여울 디지털·체육부장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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