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대법 판결 5·18 왜곡 근절 계기
2026년 02월 13일(금) 00:20
5·18을 왜곡 폄훼한 전두환 회고록에 대해 법원이 배상 책임을 묻고 출판·배포를 금지한 것은 사필귀정의 결정으로 적극 환영한다.

대법원은 어제 5·18 기념재단 등 4개 단체와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두환과 아들 전재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원고들에게 7000만원을 배상하고 회고록 중 왜곡된 표현을 삭제하지 않고는 출판과 배포를 금지한 것이 골자다. 소송 제기 8년 8개월만에 나온 확정 판결로 뒤늦은 감은 있지만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웠다는 의미가 크다.

2017년 4월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은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허위 사실을 진실인 양 호도했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부인했으며 발포도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 차원이라고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헬기사격을 목격한 조비오 신부에 대해서는 ‘성직자란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으로 모욕했는데 법원은 이런 사실이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회고록 내용 가운데 허위사실 51개를 전부 또는 일부 삭제하라고 명령한 것도 소득이다.

대법원 판결은 5·18에 대한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고 왜곡·폄훼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엄하게 물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지만원을 비롯한 왜곡 폄훼 세력에 경고장을 보내 5·18 왜곡을 사전에 차단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갖게 한다. 역사 인식 논쟁으로 번졌던 사건을 사법적으로 정리했다는 의미도 있다.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음으로써 5·18을 진영 논리에 이용하려는 극우세력의 숙주를 제거했다고 할 것이다.

사망자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나 모욕적 표현이 있는 경우 손해배상 및 출판금지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족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도 이번 판결에 담긴 의미다. 5·18 진상규명은 이념이나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따라서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도 기념비적인 판결이다. 이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일이 남았다.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70909600795660074
프린트 시간 : 2026년 02월 13일 11:4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