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스캔 보관·해킹 차단…선거부정 끼어들 여지 없다
확인 또 확인 이상없자 개봉 허가
투표지분류기 무선통신 불가능
재확인 대상 투표지 철저한 검증
2026년 02월 12일(목) 20:20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10여 일 앞둔 12일 오후 보성 율포 다비치콘도에서 열린 ‘모의개표 실습 및 시연회’에 참석해 투표지 분류기 운영법 등을 익히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투표참관인 이의 있습니다. 투표함의 특수봉인지에 뜯어진 흔적이 있습니다. 확인바랍니다.”

12일 오후 보성군 다비치호텔 2층 세미나실은 투표함과 투표지분류기, 투표참관인이라고 적힌 노란 조끼를 입은 인원들로 가득했다.

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로 가득한 투표함을 들고 개표장 입구에 도착하자, 접수부 직원이 다가가 특수봉인지의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이때 투표참관인이 특수봉인지에 이상이 있다며 확인을 요구했다. 특수봉인지는 투표를 마친 투표함에 부착되는데, 제거될 경우 흔적이 남는다. 투표함을 개봉하거나 부정투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투표관리관은 “투표함 이송과정에서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관과 투표참관인 동행시 특이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봉인지 보완 후 확인서를 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접수부 직원은 투표소에서 작성된 투표록과 잔여투표용지를 확인한 후 이상이 없자 투표함 개봉을 허가했다.

이날 보성에서 진행된 ‘모의개표 실습·시연’ 현장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전남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이날 모의개표는 22개 시·군 선거거관리위원회 소속 직원 150여명이 참여했다. 투표함과 투표지 분류기, 투표지 보관상자 등 실제 개표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장비를 구비해 오는 6월 3일 열리는 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앞서 개표 상황을 연출 원활한 개표와 돌발상황 수습을 위해 기획됐다.

특히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와 견줘 투표용지가 많아 개표 과정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다. 이에 전남선관위는 사전에 개표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현장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마련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이날 전남선관위는 실제 개표현장과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투명한 개표절차를 안내했다. 수검표와 투표지분류기 보안강화, 투표지 이미지 보관 등의 조치를 통해 개표의 신뢰성을 담하고 있다는 게 선관위 설명이다.

앞서 개함부로 전달된 투표용지가 테이블 위로 쏟아지자, 선거사무보조원들이 투표용지를 일일이 수거해 선거별로 구분했다. 분류된 투표지는 바구니에 담긴 채 투표지분류기운영부로 넘겨졌다.

이곳에서는 투표지 분류기를 통해 자동으로 득표자 별 분류 작업이 진행됐다. 투표지분류기는 외부 해킹이나 무선통신이 불가능하게 설정된 장비다. 투표지 분류기를 통과한 투표지는 그 이미지가 해당 선거 선출직의 임기만료시까지 기기에 보존된다. 물론, 분류기는 지나더라도 사람이 직접 투표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세는 작업이 남아있다. 이후 심사집계부로 넘어간 투표용지는 투표사무원이 육안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의 있습니다. 투표지분류기에서 넘어온 묶음에 다른 후보자 투표지가 나왔습니다”라는 주장이 나왔다. 확인해 보니 선거사무원이 분류기에 끼인 투표지를 다른 후보 묶음에 잘 못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는 투표용지가 뜯어지거나, 도장이 정상적으로 찍히지 않아 ‘재확인대상’으로 분류된 투표용지의 유효, 무효 여부를 판단했다.

이후 다시 한번 후보자별로 득표한 투표용지를 계수기에 넣고 몇장인지 확인한 후 묶어 책임사무원의 확인 서명을 받은 뒤 개표상황표 확인석으로 넘겨졌다. 투표지 수와 재확인 대상 투표지 수 등 개표 내용이 담긴 개표상황표는 투표용지와 함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위원장의 확인을 받아 정리부로 넘겨졌다. 정리부에서는 실시간으로 투표결과를 업데이트하게 된다. 개표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생겨날 수 있어 먼저 개봉된 투표함이 이상 없이 분류되기 전까지 다른 투표함은 개봉되지 않는다는 게 선관위 설명이다.

이날 선관위의 모의개표는 50여분 만에 종료됐다. 투표용지를 하나씩 하나씩 점검하며 단 한장의 오차도 제거하기 위한 개표 과정은 실제 상황과 다를 바 없었다.

전남선관위 관계자는 “개표는 국민의 선택이 최종적으로 확인되는 마지막 단계”라며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개표 결과에 대한 의문이 남지 않도록 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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