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장벽 허물어 수도권에 대응할 거대 경제권 만들겠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찾아가는 타운홀 미팅’ 지상 중계]
“20조 재정 농어촌 두텁게 지원…빨대효과 걱정 안해도 된다”
“햇빛·바람연금 등 재생에너지 공공개발 통해 주민에 환원”
2026년 02월 04일(수) 20:25
광주·전남 행정통합, ‘전남 서부권’ 타운홀미팅이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4일 오후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해남과 목포, 무안 등 서남권 9개 시·군 주민들이 현장 및 유튜브를 통해 질문을 하는 등 실시간으로 참여했다. <전남도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

1+1=2가 아닌 5로

단순한 지원금 배분 아닌

파이를 키우는 과정 돼야

김영록 전남지사

AI와 에너지 대전환

광주·전남은 공동 운명체

청년에 기회의 땅 제공



광주시와 전남도가 대한민국 제1호 ‘통합 광역 지방정부’ 출범을 목표로 행정통합을 추진하며 지역의 명운을 건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다.

4일 오후 해남군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찾아가는 타운홀 미팅’은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시·도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소통의 장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발의되면서 통합 8부 능선을 넘어선 양 시·도는 주민들과 직접 만났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행사에 참석해 “행정 통합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며 통합특별시 출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주민이 궁금해하는 통합의 효과, 정부의 지원과 재정분권, 권한 이양 등 다양한 부문에 걸친 질문에 직접 답하는 등 적극 소통행보를 보였다. 통합 주청사의 위치, 농촌소외 등 현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소모적 경쟁 끝내고 거대 경제권으로”=이날 타운홀미팅에는 강 시장과 김 지사, 박시형 목포대 교학부총장, 오상진 AI산업융합사업단장이 배석했다.

강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과거 국가 AI 컴퓨팅 센터 유치를 두고 광주와 전남이 각자 도생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던 적이 있다”며 “만약 그때 우리가 하나의 통합 지방정부였다면 그런 소모적인 출혈 경쟁 없이 더 효율적으로 큰 성과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시장은 통합의 본질을 ‘규모의 경제’로 정의했다. 그는 “행정통합은 단순히 중앙정부의 지원금을 어떻게 배분할지 고민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1+1=2’가 아닌 5로 만드는 ‘파이를 키우는 과정’이 돼야 한다. 행정 장벽을 허물어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행정통합이 ‘역사적 결단’임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과거 농업 중심 시대의 영광을 뒤로하고,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아픔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AI와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 앞에서 광주와 전남은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지사는 청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우리 지역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비극을 막는 것이 통합의 최종 목적”이라며 “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산업을 육성해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별법 실효성부터 ‘빨대 효과’까지 질문 다양=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서부권 9개 시·군 주민의 질문에 대한 양 시도지사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주민들은 통합 이후의 구체적인 변화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정부가 약속한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을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강 시장은 이에 대해 “가장 확실한 담보는 법제화다. 현재 386개 조항에 달하는 특별법안을 마련해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다”며 “국무총리실 산하에 ‘통합 지원위원회’를 설치하고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 정권과 관계없이 지원이 지속되도록 배수진을 치겠다”고 자신했다.

김영록 지사는 “단순한 일회성 예산 지원이 아니라,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상시적인 교부세 증액을 법에 명시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에너지·환경·외국인 비자 발급 등 중앙의 핵심 권한을 특별시장이 직접 행사할 수 있도록 자치권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5~10년 단위의 한시적 지원을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를 상시적인 교부세 방식으로 전환해 법에 명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감자’인 주청사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상준 신안군의장은 “통합특별시의 명칭과 청사 소재지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강 시장은 “청사 문제는 판도라의 상자다”며 “꺼내는 순간 누구도 양보 못 하고 싸울거다. 통합은 무한대를 상상을 할 수 있어 좋은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답했다.

이어 박문성 전남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은 “행정통합은 부흥의 기회지만, 일명 빨대효과가 가장 크게 우려된다”며 “광주로 쏠리지 않을까하는 우려인데, 당장 무안~광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남권 물류·유통 산업이 쇠퇴했던 시기를 겪었다. 전남 소외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영록 지사는 “농어촌 특례가 특별법에 보장돼있고, 특별시장은 재정인센티브 20조원으로 농어촌을 더 두텁게 지원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또 연간 1조원 규모의 ‘균형발전기금’ 조성을 법제화해, 인구소멸에 대응할 것이라는 대안도 내놨다.

햇빛연금과 바람연금 등 기존 주민들의 재생에너지 수익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은 민간사업자 위주인데, 이걸 공공주도, 공공개발을 통해 주민에게 환원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우려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광주 AI, 전남 재생에너지의 시너지 효과 기대=전남의 제조·자원 기반과 광주의 첨단 기술이 결합했을 때의 구체적인 청사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오상진 AI산업융합사업단장은 “AI는 산업의 근육이다. 전남 조선소에 AI 용접 로봇과 스마트 공정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해남의 농지에는 자율주행 농기계와 스마트팜을 보급해 ‘에너지-농업-AI’가 결합된 미래형 농생명 단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시형 목포대 교학부총장은 “전남의 풍부한 해상풍력·태양광 에너지는 글로벌 기업 유치의 핵심인 ‘RE100’의 정답”이라며 “광주의 AI인프라와 전남의 에너지가 결합하면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빅테크 기업을 우리 지역으로 끌어올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 시도지사는 이날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업이 지방소멸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을 정주시켜 지역이 소멸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을 타운홀 미팅 내내 견지했다.

◇양 시·도 타운홀미팅 4차례 더 진행=통합에 대한 주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자리였지만, 주민들은 더 많은 질문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전에 약속된 질문자와 녹화된 질문 영상에 대한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다.

진도군 지산면 주민자치회장 박길성(56)씨는 “질문을 하려고 진도에서 먼길을 왔는데, 질문을 못한다고 하더라”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을 생각하고 왔는데, 전혀 달랐다”고 지적했다.

양 시·도는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특별법안을 보완하고 국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양 시·도시는 오는 13일까지 타운홀미팅을 4차례 더 진행한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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