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농협중앙회 ‘전남광주특별시’로 이전 추진
통합특별법 국회 발의 앞두고 ‘공공기관 2배 배정’ 파격 특례 포함
문화·농업 중심지 도약 의지…수도권·타 지역 형평성 논란 넘어야
2026년 01월 28일(수) 20:15
국회 발의를 앞둔 ‘전남광주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특별법)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일부 정부 부처를 광주·전남으로 이전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산하 공공기관 유치를 넘어,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중앙행정기관을 직접 품어 명실상부한 ‘남부권 수도’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28일 광주일보가 입수한 통합특별법 수정안(28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양 시·도는 법안 제395조에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법안은 총 406개 조항으로 구성됐으며, 이는 지난 15일 공개된 초안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양 시·도가 통합의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정·재정적 권한을 최대한 촘촘하게 채워 넣은 결과다.

◇문체부 등 중앙부처, 농협 중앙회 본부 이전도 명시=이번 법안에서 가장 파격적이고 눈에 띄는 항목은 단연 ‘중앙부처 이전’이다. 수정안은 정부가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를 특별시 관할 구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보통 혁신도시법에 따라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특별법을 통해 특정 중앙부처의 이전을 못 박은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시도다.

이 같은 조항은 광주와 전남이 가진 지역적 강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정부 부처 이전 내용은 지역 국회의원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주도해 온 광주시의 인프라와 문체부의 행정력이 결합할 경우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막대한 시너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최대 농도(農道)인 전남도에 농식품부가 둥지를 틀게 되면, 현장 중심의 농정 실현과 함께 ‘농생명 산업 수도’로의 도약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부처 이전과 함께 ‘농협중앙회 본부 이전’(제398조)도 법안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법안은 다른 법률에 우선해 농협중앙회의 주사무소를 특별시에 두도록 강제했다. 금융과 유통망을 쥔 거대 조직인 농협중앙회를 유치함으로써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의 혈맥을 뚫겠다는 구상이다.

◇공공기관 이전 타 지역보다 2배 이상 배정=일반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서도 ‘역대급’ 특례가 적용됐다. 제397조는 국가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할 때 통합특별시에 타 지역보다 2배 이상 많은 기관을 배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기존 초안이 ‘우대 배정’이라는 다소 모호한 표현을 썼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2배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정부의 재량권을 차단했다.

수정안은 혁신도시법에 따른 이전 공공기관의 의무 채용 비율 외에, 통합 특별시만의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을 별도로 정해 상향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항이 통과되면 통합 시 청년들의 공공기관 취업 기회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공공기관을 신설하거나 추가 이전할 때 통합 시장이 요구하는 기관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는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나눠주기식’ 배정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연계해 꼭 필요한 기관을 통합 시장이 직접 선택해서 가져오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법안에는 국립김산업진흥원, 해양수산기후변화대응센터, 수협중앙회 등 지역 특화 기관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기도 했다.

이처럼 양 시·도가 법안에 ‘최대치’의 요구사항을 담아낸 것은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벌어질 협상에 대비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법안에 명시된 내용들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광주·전남은 행정과 재정, 조직 등 모든 면에서 기존의 지방자치단체를 뛰어넘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수정안은 특별시 설치일부터 3년 이내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했다. 이전 기관에는 이주수당 등 지원대책을 마련할 수 있고, 특별시 인재채용 비율을 별도로 정해 상향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공공기관이 들어설 부지 확보를 위해 국유재산이나 공유재산에 영구 시설물을 축조할 수 있는 특례 범위를 기존 ‘인구감소지역’에서 ‘특별시 관할구역 전체’로 확대해, 도심 내 공공기관 유치 걸림돌을 제거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의원들이 정부 부처 이전에 강력히 반발할 가능성이 크고,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특히 문체부와 농식품부 같은 핵심 부처의 이전은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는 타당하지만,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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