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 “통합 주청사 유치” 공약 남발 우려 목소리
지자체·출마예정자들 표심 얻기 공약에 행정통합 본질 왜곡
“나주청사 유치” 현수막…무안군의회 의장 등 5명은 삭발까지
2026년 01월 27일(화) 21:00
/클립아트코리아
전남광주특별시의 주소재지 논란 등이 통합동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에도 6·3 지방선거를 120여 일 앞두고 출마 예정자들이 지역 이기주의로 비쳐질 수 있는 통합 관련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각 지자체와 출마 예정자들이 표심을 겨냥한 ‘청사 유치전’을 본격화하면서 통합의 본질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양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검토 4차 조찬간담회’를 통해 행정통합의 명칭과 운영 원칙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

통합 지자체의 명칭은 ‘전남광주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로 정해졌으며, 가장 예민한 사안이었던 청사 문제는 현 전남 동부청사와 무안(남악)청사, 광주청사를 모두 유지하며 기능을 배분하는 ‘분산 운영’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청사 소재지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가 1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별 출마 예정자들은 통합이라는 대승적 목표보다는 ‘우리 지역 청사 사수’라는 지역 이기주의적 공약을 쏟아내는 모양새다.

나주에는 이미 전남도의원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 명의로 ‘상생발전 통합 나주청사 유치’를 내건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통합 청사를 나주로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통합은 전남도청이 다시 광주로 돌아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통합 주청사의 광주 설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무안과 순천을 각각 제2, 제3청사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광주 중심의 통합론을 펼치고 있다.

진보당 광주시당은 논의의 틀을 더 넓혀 전북까지 아우르는 ‘500만 호남대통합’을 제안하는 등 선거 국면을 맞아 각 정당과 후보자들의 백가쟁명식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통합 지방정부에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히자 나주·순천· 목포 등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들은 공공기관 유치 실적을 선거 승리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안군의회는 이날 오후 전남도청 잔디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청사 소재지를 확정하지 않은 채 진행된 이번 합의는 무안군민을 기만한 졸속 합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호성 무안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 5명은 현장에서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남광주특별시의 주청사는 현재 전남도청인 무안청사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청사 유치 등 공약 경쟁으로 비화할 경우, 통합의 대의는 실종되고 불필요한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전형적인 선거용 포퓰리즘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나오는 통합 관련 공약들은 결국 ‘통합된 광주·전남의 발전’이라는 상위 목적을 지향하는 수단에 불과한데, 공약을 통해 포퓰리즘적 접근을 하면 오히려 법과 관습에 얽매여 유연성을 상실하게 된다”며 “정치적 상징성이나 공무원들의 거주 편의성 같은 사안을 확정적 공약으로 못 박을 경우, 정작 통합 이후 자치단체장이 발휘해야 할 유연한 행정 재량권이 ‘족쇄’에 묶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통합을 둘러싼 비교적 큰 합의가 이뤄진 것은 지금이야말로 통합을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질 때가 아니라, 통합이 가져올 미래 가치에 집중해 큰 틀의 합의를 지켜나가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69515200794958004
프린트 시간 : 2026년 01월 28일 00:3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