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정우 “기다려 달라, 1번에 맞는 역할 하겠다”
초심·간절함으로 2026시즌 도약 준비
박찬호 등번호 계승…“찬호 형이 친 공 다 잡아낼 것”
2026년 01월 27일(화) 20:05
아쉬웠던 지난 시즌을 뒤로하고 KIA 박정우가 1번을 달고 새 출발한다. 일본 아마미 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박정우.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가 ‘초심’과 ‘간절함’으로 2026시즌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우의 2025시즌은 시작과 끝이 달랐다. 프로 9년 차에 처음 개막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서 기분 좋게 시즌 출발을 했고, 5월에는 연이어 스타팅으로 나가 경험도 쌓았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걸음을 멈췄던 박정우는 7월 마지막날 그라운드르 복귀한 뒤 8월 22일 LG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아쉬운 주루 플레이로 팀 패배의 원치 않은 주인공이 됐던 그는 이후 팬과의 SNS 설전으로 논란을 야기하면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정우는 퓨처스 경기에도 나서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이 끝난 뒤 울산에서 진행된 KBO 가을리그를 통해 다시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최근 박찬호와 함께 일본 오니카와에서 자체 캠프를 차리고 시즌 준비를 위해 이를 악물었다.

매년 박찬호와 비시즌을 보냈던 박정우는 각별했던 선배가 FA로 이적하면서 이번에는 두산 오명진, 박지훈, 안재석 등과 함께 훈련했다.

박정우는 “친분은 없고 경기장에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는데 많이 배웠다. 두산 선수들이 자기만의 루틴도 많고 배울 게 많았다.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느꼈다. 남들이 ‘어깨 좋다’, ‘수비 좋다’고 했는데 내가 못 하는 것이었다. 다들 가진 게 많고 야구를 대하는 태도도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또 “잔류군 내려가면서 생각할 시간이 많으니까 ‘야구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서 생각이 많았다. 김석연 코치님이 초심을 생각하라고 하셨다. 어렸을 때 야구했던 것과 꿈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초심으로 간절하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심을 다진 그는 박찬호가 KIA에서 사용했던 번호를 달고 ‘1번 박정우’로 새로 시작한다.

박정우는 “가장 친했던 형이고 의지했던 형이다. 번호를 받아서 잘하면 형이 ‘박정우 잘하고 있네’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자격이 없다고 하시기도 하는데 그걸 채우려는 마음가짐이다. 욕먹는 것도 예상했고 1번은 너무 큰 번호이지만 형을 생각하면서 하려고 한다. 기다려주시면 1번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좋아했던 형이다. 두산 가서 잘했으면 좋겠는데 우리하고 할 때는 못 하면 좋겠다(웃음). 찬호 형이 친 공은 모두 잡아내겠다”고 ‘1번’ 선수로의 각오를 언급했다.

지난해 박정우는 그라운드의 간절함을 느꼈다. 후배들의 경험을 쌓는 모습을 복잡한 마음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박정우는 “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라운드에서 끝내야 한다는 걸 느꼈다. 후배들이 잘하는 것보면 좋은데 같이 있으면서 잘하는 게 아니라 내려가 있으니까 자존심도 상하고, 그런 사고를 안 쳤으면 더 좋은 게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도 많이 했다”며 “멘털이 약해서 악플 등에 휘둘리기도 했는데 즐기면서 하겠다. 3시간 앉아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도 즐겨야 한다. 고영민 코치님이 ‘필승조’라고 말씀해 주시니까 즐기면서 뛰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10년 차인데 아직 보여준 게 없다. 우승 멤버인데 내가 잘해서 우승한 것도 아니고 숟가락만 얹은 것이다. 더 떨어질 곳이 없다. 올라갈 일만 있다. 즐기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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