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내 웨딩홀 ‘논란’…북구 안이한 대응 ‘혼란’
건물 입주자·하객 주차장 이용 뒤섞여 혼잡 우려에도 “개관 가능” 답변
용도변경 허가 전 계약자 모집 알고도 대처 안해 예비부부들 피해 초래
아파트형 공장, 입지 부적절…북구 “교통대책 마련 안되면 미승인 방침”
2026년 01월 19일(월) 19:55
광주시 북구의 한 지식산업센터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메리포엠 첨단 웨딩홀’이 돌연 개관을 취소하면서 예비부부들의 혼란<광주일보 1월 13일자 6면>이 빚어진 가운데, 애초 예식장이 들어서기 적절하지 않은 입지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관할청인 광주시 북구가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먼저 인허가를 내주고 문제는 사후 보완하겠다”는 행정 편의적 태도를 취하면서 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북구는 또 해당 업체측이 지난해 11월께 용도변경 허가가 내려지기 전부터 계약자 모집을 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북구 등에 따르면 북구는 지난해 10월 메리포엠 첨단 웨딩홀 업체 측의 예식장 조성에 따른 건물 용도변경 신청을 받고 업체 측에 “예식장 개관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중소·중견기업의 공장과 사무실 등이 입주하는 이른바 ‘아파트형 공장’으로, 원칙적으로는 기업과 이들의 생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음식점, 기숙사 등 시설만 입점할 수 있다.

다만, 지난 2023년 3월 관련 법령이 개정되면서 규제가 대폭 완화됐고 층별로 용도변경을 해 다른 업종도 입점할 수 있게 됐다.

업체 측은 이같은 점을 들어 북구 연제동 광주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 2지구 내 한 지식산업센터 건물 20층에 예식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해당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20층(연면적 8만1063㎡) 규모로 센터 내 기업 대상 사무실만 477실, 상가(근린생활시설) 88실을 갖췄고 인접한 기숙사 용도의 건물에도 200개의 주거 공간이 마련된 상태였다.

북구는 이 과정에서 업체 측에 지원시설(문화 및 집회시설)로 용도변경을 하면 예식장 입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에만 수천여명이 몰리는 예식장 특성과 보유 주차장 면적, 인근 교통 혼잡도 등을 고려해 안내하고 관련 절차를 검토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북구 안팎에서 나온다.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다면 입주 기업과 인근 주민들 교통 불편이 불가피했고 인근 지역까지 교통 혼잡이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해당 지식산업센터 일대는 평소에도 교통 혼잡이 잦은 지역으로 꼽힌다. 광주시가 지난해 초 발표한 ‘2024 교통관련 기초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지식산업센터 인근 연제교차로의 하루 PCU(승용차 환산 교통량)는 12만6299대에 달했다.

광주 전체 교차로 86곳 중 19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로, 웬만한 나들목(고속도로 진출입로)이나 도심 주요 교차로보다 높다.

해당 업체의 본점이 위치한 무역회관 건물 일대도 교통량이 상당하다. 2024년 말 본점이 들어서기 전부터 예식장으로 활용돼 온 이 일대의 같은 해 하루 PCU는 광주여대 사거리 19만1092대(교통량 상위 5위), 상무교차로 19만929대(6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는 그러나 예식장 입점 예정지(연면적 2133㎡)가 교통영향평가 대상(문화 및 집회시설 3000㎡ 이상)에 못 미친다는 점을 이유로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주차장 확보 여부도 관련 기준(문화 및 집회시설 100㎡당 1대)에 충족한 점을 근거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건물 주차장의 경우 건물 내 691대, 옥외 16대, 전기차 전용 8대 등이 전부다. 예식장을 운영하려던 업체 측은 기존 주차장 외에 별도 주차공간 확보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북구가 예식 1회당 최소 200여명의 인원이 모이는 점, 30분~1시간 간격으로 예식이 줄줄이 열리는 점, 해당 주차장을 건물 내 다른 호실 이용자들도 사용한다는 점 등을 감안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적극적인 교통 혼잡 예방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검토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북구는 또 업체 측에 한국산업단지공단,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허가만 있으면 입점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개관 취소 결정을 내리기 이틀 전 서면으로 분양자 등의 동의서(결의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관계자는 “북구와 건축사 측에서 관련 기관의 허가만 있으면 입점할 수 있다고 장담해서 예약을 접수했다. 애초에 안된다고 하거나, 결의서 제출을 미리 요구했더라면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며 “피해를 입은 예비부부들께는 죄송하지만, 북구 행정 탓에 업체 측의 피해도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북구 관계자는 “용도 변경이 승인되더라도 사용 승인 절차를 또 거쳐야 하니, 그 때 교통 대책 마련 여부를 검토한 뒤 문제가 있으면 승인해주지 않는 방향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서 “해당 지식산업센터는 국가산단 내에 위치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관할로, 관계법령에 적합하다면 용도 변경을 임의로 허가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68820100794620006
프린트 시간 : 2026년 01월 19일 23:3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