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난에 전기차도 적은데…충전시설 또 설치하라니
광주 전남대병원 등 571곳
유예기간 끝나 과태료 위기
시설 확보율 20% 불과
스마트 충전기 비용 부담
2026년 01월 19일(월) 19:30
19일 광주시 동구 전남대병원 제2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가 비어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
#광주시 동구 학동의 전남대병원은 일주일 내에 전기차 충전시설 20기를 추가 설치하는 상황에 놓여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주차장을 1117면 보유한 데 따라 22기의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현재는 2기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남대병원 주차장 관리자 측은 “충전시설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 것은 맞지만, 2기만으로도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는데 더 설치해야하느냐”며 “병원 특성상 이용자 연령대가 높아 전기차를 모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의무 유예기간이 오는 27일 종료되면서 충전시설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공공기관, 아파트 등 571곳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19일 광주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광주 지역에는 전체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 설치 대상지 2681곳에서 교육청 관할 1112곳을 제외한 1569곳 중 998곳에 설치가 완료됐다.

전체 대상지 중 571곳(36.3%)은 충전시설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세 곳 중 한 곳은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인 셈이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차장 주차단위구획 50개 이상을 갖춘 공중이용시설, 공동주택(100세대 이상) 등에 의무 설치해야 한다.

설치 수량은 ‘총 주차대수의 5% 이상’이 원칙이며, 지난 2022년 1월 28일 이전 건축허가를 받은 기축시설의 경우 ‘총 주차대수의 2% 이상’이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18곳(14.8%), 서구 127곳(41.6%), 남구 81곳(35.8%), 북구 138곳(29.7%), 광산구 207곳(41.1%)에 충전기를 추가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설비 공사, 주차면 재배치,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최대 4년까지 설치 유예기간을 뒀으며, 오는 27일 유예기간이 모두 만료된다.

미이행에 대한 이행강제금은 기기당 각 주차장 요금에 따라 20~50만원씩 부과될 방침이며, 시설 조건에 따라 추후 세부 산정될 예정이다.

시설 관리자들은 “직원중에 전기차를 타는 사람도 많지 않고, 방문객중에서도 손에 꼽는데 급하게 설치해야 해 부담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보조금 조건이 바뀌면서 신규 설치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는 일반 완속충전기 설치 시에도 보조금이 지급됐으나, 2025년부터는 ‘스마트 제어 완속충전기’ 설치 시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스마트 제어 충전기는 전기차 배터리 상태 정보를 실시간 확인해 충전을 제어(전력 분배 등)해 화재를 예방하는 등 기능을 갖춘 기기다.

일반적으로 스마트제어 충전기 가격대는 7kW기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형성돼있지만, 한전 부담금과 공사비 등을 추가 부담해야 해 300여만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 충전기 가격도 80~100여만원에 달한다. 시설 한 기기당 드는 유지보수비용은 기기당 5~10만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충전 상태 정보가 3일 연속 제공되지 않을 경우 ▲정기 점검 결과 미제출 및 연간 운영률 95% 미만일 경우 ▲의무 운영 기간(5년) 내 출력이 설치 규격의 80% 미만으로 저하될 경우 등 상황에서는 보조금 지급이 제한된다.

8년간 전기차 설치업체를 운영해 온 업체 대표는 “보조금으로 사실상 무료라고 생각했다가 상담과정에서 놀라는 사람들도 많다. 사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일반적으로 5년은 적자가 난다. 보조금 신청 조건도 까다로워진 추세라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기관이 더 많다”고 밝혔다.

한편 각 지자체에서는 전기차 충전시설 및 전용주차구역 설치 의무설치 대상시설에 안내공문 발송을 완료하고 현재 미이행시설별 이행계획을 취합 중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기간 만료 하루 뒤인 오는 28일 이후 미이행 시설에 대해 추가 현장확인 실시 후 최대 1년의 시정기간을 정해 시정명령을 부과할 예정”이라며 “시정기간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령에 따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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