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게 사는 ‘영포티’ 왜 돌 맞을까
‘꼰대’ 이어 40대 비꼬는 용어로 변질
광주 40대 남성 10만6000명…7.6% 비중
미혼율 23%, 10년 전보다 2.6배로 뛰어
광주 청년 77% “기성-젊은 세대 갈등 있다”
“소득·소비 높지만 세대 간 샌드위치 신세”
2026년 01월 18일(일) 18:20
<자료:광주시 일자리인식실태조사>
젊은 감성을 유지하려는 40대를 뜻하는 ‘영포티’(Young Forty)가 새로운 계층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18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40대 인구는 21만2971명으로, 전체 인구 139만2013명의 15.3%에 달한다. 40대 남성은 10만6320명으로, 광주 전체 인구의 7.6% 비중을 차지했다.

‘X세대’로 불렸던 40대 가운데 유행에 민감한 이들을 최근 ‘영포티’라 부르기 시작했다. 젊은 감각을 뽐내는 영포티는 ‘신중년’과는 다르게 불린다.

영포티가 유행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건 이들의 소득·소비 수준과 가구 구성 변화 추세와 연관 있다.

2020년 기준 광주 40대 남성의 미혼율(국가데이터처 인구총조사)은 23.1%로, 10년 전 8.8%의 2.6배로 뛰었다. 같은 기간 40대 여성의 미혼율도 3.4%에서 9.9%로 3배로 높아졌다.

40대는 경제적 안정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소비시장 ‘큰손’으로 꼽힌다. 광주시가 이달 펴낸 ‘일자리인식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연령대별 월 평균 임금이 300만원 이상인 비율은 35~49세가 58.0%로 가장 많았고, 19~34세 37.2%, 50~64세 44.9%가 뒤를 이었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보도에서 ‘스투시 티셔츠’와 ‘나이키 운동화’, ‘아이폰17’ 등이 영포티의 상징으로 꼽힌다고 언급했다. BBC는 젊게 사는 중년을 뜻하는 영포티가 처음에는 긍정적인 용어로 쓰였으나 최근 들어 ‘젊게 보이려고 애쓴다’는 부정적인 개념이 자리 잡는 분위기에 조명했다. 권위적인 기성세대를 비꼬는 표현 ‘꼰대’를 영포티가 대체하는 것이다. 젊은 여성에게 치근덕거리는 중년 남성을 비하하는 ‘스윗 영포티’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 청년 76.8%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이 있다(갈등이 매우 많다 14.9%·갈등이 많은 편이다 61.9%)고 답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해 11월 만 25~34세 미혼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응답자의 57%는 ‘영포티와 연애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젊어 보이기 위해 나이를 숨기거나 부정할 것 같다’(33%), ‘세대 차이 때문에 대화가 잘 안 맞을 것 같다’(30%), ‘권위적인 태도를 보일 것 같다’(25%) 등 순으로 많았다.

영포티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도 주를 이뤘다. 영포티 남성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권위적이다’(44%),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40%), ‘나이 들어 보이고 매력이 떨어진다’(35%) 등 부정적인 방향의 선입견이 있었다. 반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경제적·사회적 안정감’(39%), ‘외모·자기관리 수준’(31%), ‘책임감·진지한 태도’(14%) 등 가치에 비중을 두고 있었다.

영포티는 각종 문화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Z세대(1990년대 말~2010년대 초)와 기성세대 사이에 끼어 선망과 시기, 때로는 조롱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국원이 펴낸 ‘한국의 사회적 불안과 사회보장의 과제-45~64세 집단의 사회적 불안’에서는 “생애과정 관점에서 중년층은 획득한 사회 경제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는 연령집단”이라며 “하지만 자녀의 성장과 부모의 노화에 따르는 가족 돌봄을 모두 책임지는 이중부양 부담 그리고 본인의 노후까지 준비해야 하는 샌드위치 세대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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