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더 받는다…국민연금 대개편 청년층 우려 여전
28년 만에 구조 전환…올해부터 보험료율 0.5p씩 인상
소득대체율 상향·지급 보장 법 명시 등 다양한 보완책
“돈만 내고 못받는 거 아냐”…연금 재정 고갈 불안 확산
2026년 01월 18일(일) 18:05
2025년 9월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주요 현황. <국민연금공단 광주지역본부 제공>
“월급도 빠듯한데 국민연금 보험료가 또 오르면 체감 부담은 클 수밖에 없죠. ‘100세 시대’인 마당에 30년 뒤 퇴직 시점에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광주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임인선(여·31·북구 일곡동)씨는 올해부터 달라지는 국민연금 제도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냈다.

광주지역 중소기업에 근무하며 자취하고 있는 김건희(29·동구 지산동)씨 역시 “월급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액수를 떠나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등 고정 지출이 늘어나면 심리적 압박도 커진다”면서 “특히 제도 지속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크다. 달라진 연금제도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설명과 정부 차원의 제도적 안전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료 인상과 연금 확대를 동시에 담은 올해 새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지만 당장 부담을 떠안게 되는 청년 세대의 우려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년들은 연금 재정·고갈에 대한 불안 해소와 ‘연금=노후 안정’이라는 공식을 확신할 만한 정부 차원의 제도적 안정 장치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8일 국민연금공단 광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국민연금은 ‘더 걷고 더 주는’ 구조로 전환된다. 보험료율은 현행 소득의 9%에서 9.5%로 0.5%p 인상된다. 월 소득 100만원 기준 납부액은 월 9만원에서 9만 5000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1998년 이후 28년 만의 보험료 인상이다.

인상 폭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임금 상승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년층이 느끼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료 인상과 급여 확대를 동시에 담은 제도 변화지만 당장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이 늘어나는 청년층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큰 지역 청년들에게 연금 보험료 인상은 또 하나의 고정비 증가로 인식되고 있다.

연금공단은 청년 세대가 ‘내기만 하는 구조’라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급여 확대를 동시에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평균 가입자가 40년간 보험료를 낼 경우 연금 소득대체율은 43%로 높아진다. 월 소득 300만원 기준 40년간 보험료를 내면 129만원의 연금을 받게 되는 구조다.

다만 청년층은 이 같은 수치가 “멀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장기간 가입이 전제된 계산 방식 자체가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 놓인 청년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연금공단은 출산과 병역 이행에 대한 크레딧 확대도 청년 세대를 겨냥한 보완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출산 크레딧은 첫째아부터 가입 기간 12개월을 인정하고 기존 50개월 상한을 폐지했다. 군복무 크레딧도 기존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늘어난다. 월 소득 80만원 미만 저소득 지역가입자에게 보험료를 최대 1년간 지원하는 제도도 시행한다.

하지만 미혼 단독가구가 많은 청년층 입장에선 이 같은 보완 대책을 체감할 대상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반면 고령층을 위한 제도 개선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체감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대상자 중 올 6월부터 근로소득이 월 519만원 미만인 경우 국민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도록 감액 소득 기준이 완화된다. 고령층 13만여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청년층은 SNS 등을 통해 “고령층의 근로 유인은 필요하지만 부담은 청년이 더 지는 구조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하는 등 세대 간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 같은 청년들의 연금 고갈 우려 등에 대해 “기금 운용 성과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1361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148조원 이상 증가했고 수익률은 11.31%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누적 수익률 역시 6.82%로 매우 안정적이라는 입장이다.

공단은 또 기금 고갈에 따른 국민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국민연금 ‘지급 보장’을 법에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국민연금법에도 ‘국가는 이 법에 따른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개혁안에는 ‘연금급여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급을 보장해야 하며’라는 문구로 지급 보장에 대한 내용을 명확하게 담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급여 확대와 크레딧 제도, 저소득층 지원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며 “국민 모두가 국민연금에 제때 가입해 연금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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