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장소, 나희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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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과 여행은 삶을 견디게 하는 일상의 방식이다. 나희덕 시인이 최근 펴낸 산문집 ‘마음의 장소’는 이러한 산책과 여행의 과정 속에서 걷고 이동하는 시간 동안 지친 몸은 회복되고, 마음은 머물 자리를 찾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를 전체적으로 손보고 글을 보태어 낸 개정판이다.
책에서 전하는 산책은 목적지를 향한 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다시 연결되는 행위이며 여행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일이기보다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선택에 가깝다.
시인은 햇빛과 바람, 비와 구름이 스쳐 간 장소들 속에서 자신이 지나온 시간과 감정을 차분히 되짚는다. 벤치와 길, 방과 터미널, 섬과 마을 같은 구체적인 장소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시인의 몸이 머물렀고 마음이 반응했던 기억의 자리로 존재한다.
공간은 경험과 감정이 쌓일 때 비로소 ‘장소’가 된다는 말처럼 ‘마음의 장소’에 등장하는 곳들은 걷고 머무는 시간을 통해 삶의 의미를 품게 된다. 책에서 중요한 것은 도달이 아니라 과정이다. 걷는 동안 생각은 흘러가고, 멈추는 순간 몸은 긴장을 풀며 회복을 시작한다. 영국과 아일랜드, 프랑스와 터키, 미국의 도시들에서부터 전주의 한옥마을, 회산의 백련지, 고흥의 소록도와 나로도까지 이어지는 장소들은 이동의 기록이자 회복의 지도다. 시인은 이 장소들에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다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발견한다.
시인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다만 걷고 머무는 시간 속에서 삶의 속도를 늦추는 법을 전한다. “그리운 장소들을 마음으로 다시 걸으며 길 위에서 서성거리는 저를 만나곤 했습니다. 그곳에서 당신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달·1만8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를 전체적으로 손보고 글을 보태어 낸 개정판이다.
시인은 햇빛과 바람, 비와 구름이 스쳐 간 장소들 속에서 자신이 지나온 시간과 감정을 차분히 되짚는다. 벤치와 길, 방과 터미널, 섬과 마을 같은 구체적인 장소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시인의 몸이 머물렀고 마음이 반응했던 기억의 자리로 존재한다.
공간은 경험과 감정이 쌓일 때 비로소 ‘장소’가 된다는 말처럼 ‘마음의 장소’에 등장하는 곳들은 걷고 머무는 시간을 통해 삶의 의미를 품게 된다. 책에서 중요한 것은 도달이 아니라 과정이다. 걷는 동안 생각은 흘러가고, 멈추는 순간 몸은 긴장을 풀며 회복을 시작한다. 영국과 아일랜드, 프랑스와 터키, 미국의 도시들에서부터 전주의 한옥마을, 회산의 백련지, 고흥의 소록도와 나로도까지 이어지는 장소들은 이동의 기록이자 회복의 지도다. 시인은 이 장소들에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다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발견한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