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6명 중 1명, 출산 전에 사표낸다
고용부, 2024년 사업체 인사담당자 조사
5명 중 1명, 육아휴직 대상자라도 제도 못 써
“동료 업무과중 부담·대체 인력난 탓”
비정규직도 ‘마음껏 육아휴직’ 절반 못미쳐
“중기 유연근무 장려금·패키지 지원 강화 필요”
2026년 01월 14일(수) 10:25
■임신·출산 시기 여성 근로자 고용 상황<2024년 기준, 단위:%·개, 자료:고용노동부>
광주·전남 사업체 여성 종사자 6명 중 1명은 출산하기 전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업장은 광주·전남 모두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내용은 고용노동부가 광주·전남을 포함한 전국 5인 이상 사업체(표본 5000개)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말 펴낸 ‘2024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 결과에 담겼다.

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최장 1년) 대상자라도 제도를 전혀 쓸 수 없는 사업장은 광주 19.6%·전남 17.4%에 달했다. 전국 평균 비율 15.0%를 웃돌았다.

휴직 대상자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곳은 광주 59.4%·전남 57.1%였고, 대상자 중 일부 사용할 수 있는 업체는 광주 21.0%·전남 35.5%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이유로는 ‘동료·관리자의 업무 과중’(광주 32.3%·전남 34.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서’(광주 31.8%·전남 22.8%),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나 문화 때문에’(광주 31.4%·전남 34.2%), ‘추가 인력 고용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광주 4.5%·전남 5.1%) 등 순이었다.

육아휴직을 2024년 한 해 동안 사용한 사업장은 광주 12.1%·전남 10.3%에 불과했다. 대상자가 없는 사례가 광주 86.9%·전남 85.7%였고, 대상자가 있어도 신청자가 없는 경우도 광주 1.0%·전남 4.0% 있었다.

출산전후휴가(3개월)를 전혀 쓸 수 없는 사업장은 광주 14.0%·전남 19.1%이었다. 출산휴가 제도를 2024년 사용한 사업체는 광주 10.4%·전남 16.3%에 그쳤다.

임신·출산 시기 여성 종사자 고용 상황을 파악해보니 광주 55.7%·전남 43.7%가 ‘해당 근로자가 없다’고 답했다. 대체로 출산 전에 퇴직한다는 답변 비중은 광주 15.0%·전남 14.0%로, 전국 평균 비율 8.6%의 2배 수준에 달했다. 출산휴가가 끝난 뒤 육아휴직을 쓰지 않고 복직하는 사례는 광주 12.2%·전남 22.8%였다. 출산휴가 직후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는 광주 15.1%·전남 16.0%에 불과했다.

광주 사업장 14.1%·전남 22.3%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대상자라도 제도를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사업체 27%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과 관련한 규정도 없었다.

비정규직이 마음껏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업장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육아휴직 대상자라면 모두 휴직할 수 있는 사업장은 광주 43.5%·전남 35.5%뿐이었다. 대상자 중 일부 사용 가능(광주 5.0%·11.7%), 대상자도 전혀 사용 불가능(광주 1.6%·전남 3.3%) 등이 뒤를 이었다. 광주 49.8%·전남 49.4%는 비정규직이 없다고 답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 문턱도 높았다.

해당 제도 대상자라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사업장은 광주 12.7%·전남 15.0%에 달했다. 광주·전남 사업장 64%는 ‘동료·관리자의 업무 가중’ 때문에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고 했고, ‘직장 분위기나 문화’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에 따라 사업주는 배우자가 출산하는 종사자에게 20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육아휴직은 조직 내 여성의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광주·전남 3곳 중 1곳꼴만 육아휴직 기간을 승진 소요 기간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사업체 28.1%, 전남 32.7%만 육아휴직 기간 전체를 승진 소요 기간에 포함했다. 휴직 기간을 승진 소요 기간에 포함하지 않는 사업장은 광주 56.9%·전남 42.8%에 달했다. 관련 법은 육아휴직 기간을 근속기간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사와 처우 부문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확인됐다. 승진 또는 성과급을 책정할 때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평가 방식을 물어보니 ‘복귀 후 실제 근무한 기간에 대한 평가를 적용’하는 사업장이 광주 49.2%·전남 41.2%로 절반 가까이였다.

이어 ‘근로자들의 평균(중간) 평점을 부여’ 광주 24.5%·전남 32.5%, ‘근로자가 휴직 전에 받은 평가를 적용’ 광주 20.7%·전남 19.2%, ‘복귀 후 실제 근무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으므로 낮은 평가를 부여’ 광주 5.6%·전남 7.2% 등이 뒤를 이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물어보니 광주·전남에서는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 ‘시차출퇴근, 재택, 시간제 근무 등 유연근로제 확산’, ‘중소기업, 비정규직 등 일·가정 양립 사각지대 지원·점검’, ‘남성과 여성의 자유로운 육아휴직 사용’ 등 순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중소기업 등 취약 사업체를 중심으로 유연근무 장려금 등을 지원하는 등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며 “출산휴가·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로 등 제도가 조합(패키지)으로 함께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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