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존경과 감사가 안겨 준 행복 - 이동범 수필가·교육칼럼니스트
2026년 01월 02일(금) 00:00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아왔다. 금년 새해에는 배려와 존경과 감사로 온 국민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행복 추구를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가 모두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들고 있는 것을 내려놓으면서 상대를 배려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면 된다.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부와 명예가 아니고 남을 배려하면서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최근 들어 고령화로 주위에 어르신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어르신들과 함께 살아본 적이 없는 손자세대는 어르신을 어떻게 배려하고 존경해야 하는지 개념도 없고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비평가인 R세넷과 J코브가 출간한 ‘계급 세계 속 숨겨진 희생자’에 의하면 계급과 인종에 따라 불평등을 공고히 구축해가는 현대사회에선 불평등 사다리의 아래쪽에 자리할수록 경제적 빈곤과 물질적 궁핍이란 고통에 대해 의당 누려야 할8 ‘사람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서 오는 심리적 상처와 기본적 ‘존경’조차 받지 못한 데서 오는 깊은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고 하였다.

단지 가난이란 이유로 무시당하고 차별당하는 데서 오는 정신적 고통이야말로 물질적 궁핍으로 인한 고통과 비교해 결코 작지 않다는 사실을 지목하면서 세넷과 코브는 ‘숨겨진 희생자’의 존재를 부각시켰던 것이다.

나아가 눈에 보이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못지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배려와 존경의 가치를 뿌리내리기 위해서 중지를 모아야 함을 역설한다.

세넷과 코브의 혜안은 너나없이 가난했던 때에는 오히려 희생도 감수하고 양보의 미덕으로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었건만 오히려 선진국이 되고 보니 천박한 물질주위가 난무하고 안하무인의 이기주의가 팽배해가는 우리 사회를 향해 의미심장한 시사점을 안겨 준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일상생활 속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존경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체화되어야 한다. 예전 세대는 확대 가족 안에서, 대여섯 명씩 되는 형제자매들 틈에서 친인척과 교류하며 배려와 존경의 가치를 배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구체적인 체험을 통해 구성원의 인격을 키워 왔다.

이젠 친숙한 ‘우리’끼리 보다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니 밥상머리 교육의 아름다운 전통과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던 기억을 되살려 낯모르는 타인이야말로 진정어린 배려의 대상이요 사회적 약자인 그들이 진심어린 존경의 대상임을 되새길 일이다.

이러한 배려와 함께 고맙게 여기면서 살아가는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면 이웃간에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게 되어 불만이나 싸움이 없게 되고 서로 용서하는 훈훈한 사회가 될 것이다.

탈무드에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감사하게 되면 인생에 무한한 축복의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감사는 으뜸이며 능력 있는 사람이 되게 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함께 더불어 사는 이들을 향한 배려와 존경과 감사가 일상화된 사회야말로 진정 우리가 원하는 성숙하고도 품격 있는 공동체이며 그 안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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