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려움 딛고 소망 이루는 새해 됐으면”
병오년 첫 날 국토 끝 해남 땅끝 해맞이객들 만나보니
영하권 칼바람 속 가족·연인·친구 등 1만3000명 ‘북적’
건강·행복·학업·일자리 등 각자의 소망 담아 새해 기원
2026년 01월 01일(목) 19:25
1일 해남군 땅끝마을 전망대에 모인 해맞이객들이 새해 일출을 보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더 행복하고, 더 풍요로운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붉은 말의 해’인 병오(丙午)년 첫 날의 해가 떠오르는 1일 오전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 ‘땅끝전망대’에는 해돋이를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오전 6시께부터 주차장에 모여 전망대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던 해맞이객들은 영하 6도의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두꺼운 외투와 모자, 목도리, 담요 등으로 몸을 감싼 채 들뜬 모습이었다.

셔틀버스를 5분여 타고 바다가 보이는 땅끝마을에 도착하자, 해맞이객들은 셀카봉에 영상을 담고 소중한 사람들과 바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다가도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새해 첫 일출을 기다렸다.

오전 7시 20분께, 동쪽 수평선이 밝아지기 시작하더니 이날 7시 40분께 새해 첫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빛이 하늘 가득 퍼지자 사진을 찍기위해 휴대전화를 들어올린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과 환호성이 터졌다. 함께 온 가족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아”라며 인사를 건네고, 멀리있는 이들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해가 손을 흔들며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두 개의 바위섬 ‘맴섬’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어 ‘해맞이 명소’로 꼽히는 땅끝마을 갈두항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맴섬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며 연신 셔터를 눌러대던 해맞이객들은 함께 온 가족, 연인, 친구들을 끌어안으며 서로의 행복을 기원했다.

해남군에 따르면 이날 맴섬 일대와 땅끝전망대, 땅끝스카이워크, 땅끝탑 등 해남군 일대에는 총 1만 3000여명의 해맞이객이 몰려들었다.

해남군을 찾은 해맞이객들은 지난 2025년이 다사다난했던 만큼, 무탈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2024년 말부터 이어진 계엄 정국과 탄핵 정국, 각종 재난과 사건들, 끝 모를 불경기 등으로 고통스러웠던 시절을 극복하고 성과를 이루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해남에 사는 손동수(58)씨는 “재작년말 계엄이 선포되면서 국민들이 힘들었고, 하물며 나처럼 농사짓는 사람들도 어려울 지경이었다”며 “2026년엔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는 해가 되길 바란다.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 노력들이 좋은 성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해맞이객들이 저마다 새해를 바라보며 비는 소원은 달랐지만, 자신뿐 아니라 가족, 이웃 모두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광주시 북구 중흥동에서 온 결혼 2년차 정기봉(40)·이윤지(여·37) 부부는 “임신 5주차라 올해 태어날 아이가 가장 큰 선물이다”다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매년 아이들을 데리고 목포, 보성 등지에서 해돋이를 즐겼던 김성현(33) 황지수(여·31)씨는 막내딸이 어려 3년만에 해돋이를 보러 왔다. 김 씨는 “아이들과 어젯밤 11시쯤 와서 불꽃놀이도 보고 해넘이 행사를 즐겼다. 리후, 리아 남매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가족 건강을 빌었다. 또 “자영업을 하는데 작년에는 어떻게든 잘 버텨야지 하며 흘러간 한해였다. 올해는 경제도 회복되고 하는 일도 잘 풀리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김리후(7)군도 “가족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고, 새로운 장난감도 갖고 싶다”고 웃었다.

새해를 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임성준(31·인천)씨는 “인천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올해 이직하게 돼 오는 28일부터 전주로 첫 출근을 한다. 새로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건강한 한 해를 보내고 싶다”고 소망했다. 함께 온 여행 메이트 김은주(여·30·서울)씨도 “지난 한 해는 버티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그 경험을 자양분삼아 승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광 해룡고 동창인 박하음(20) 송간(20) 김태현(20) 송지효(여·20)씨는 한마음 한 뜻으로 소원을 빌며 친구들끼리 특별한 새해 첫 날을 보냈다. 특히 김씨는 “올해 재수해서 대학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며 “새해 기운을 받아 올해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해남=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해남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67263100793937006
프린트 시간 : 2026년 01월 01일 22:5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