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문화계 결산 <3> 문학
동주문학상 10년·‘문학들’ 20주년…‘아시아문학포럼’ 개최
‘제10회 동주문학상’ 김종미 시인 수상…국제PEN영호남문학인 교류행사
문병란 10주기 시선집 ‘직녀에게’· 광주전남소설가협 ‘온빛소설문학’ 발간
2025년 12월 29일(월) 19:55
아시아문학의 미래와 역동성을 조명한 ‘2025 아시아문학포럼’이 지난 9월 ACC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올해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의 감격이 가라앉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다채로운 문학 행사와 창작집 발간이 잇따랐다.

먼저 올해로 10회를 맞은 동주문학상(상금 1000만원) 수상자로 김종미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봐, 이렇게 사는 거야’ 외 4편. 광주일보와 계간 ‘시산맥’이 공동 주관하는 동주문학상은 윤동주 시인의 시에 담긴 정신을 구현하고 이를 널리 확산하기 위해 제정됐으며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에 대해 “무엇보다도 이미지들을 자유로이 구사하는 능력이 돋보였다”며 “수다스러워 보이지만 정제되어 있고, 독백 같지만 누군가가 부재한 상태로 내 앞에 당도해 있다. 이 능수능란, 천변만화는 읽는 이를 단번에 끌어 들인다”고 평했다.

지난 9월에는 ‘아시아문학의 미래와 역동성’을 주제로 한 ‘2025 아시아문학포럼’이 열렸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국제회의실에서 펼쳐진 아시아문학포럼은 ACC와 아시아문학교류행사운영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한국 작가와 아시아 작가 등 200여 명이 참가했다.

포럼은 모두 3개 세션과 특별세션으로 구성됐다. 그 가운데 고명철이 진행한 세션 3 ‘다시 시작하는 민주주의’는 울찌툭스, 김멜라, 송경동 등이 참여해 민주주의 역사와 나아갈 방향을 조명했다.

송경동 시인은 ‘당신은 어떤 세계를 살고 있는지요?’에서 “K-민주주의가 아시아와 전세계의 피압박 인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기운이 되면 좋겠다는 꿈을 꾸며 살고 있지요”라며 우리나라의 지난한 민주주의 역사를 이야기했다.

올해 제27차 국제PEN영호남문학인 교류행사는 11월 경주에서 열렸다. 광주펜의 이사장 박신영 등 50여 명이 현지를 방문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문학들’
이번 행사는 영호남 지역인의 상호 교류를 증진하고 상호 이해와 화합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매년 상호 방문 형식을 추진되고 있다. 올해의 문학세미나는 ‘K-컬처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올해는 광주에서 발간되는 전문 문예지 ‘문학들’(대표 송광룡)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문화적 토대가 중앙에 비해 허약한 지역에서 20년간 문예지를 지속 발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역사다. 이번에 가을 혁신호(통권 81호)로 발행된 ‘문학들’은 2000년 이후 광주 문학의 역사이자 향후 광주와 남도 문학을 이끌어 갈 중요한 ‘자산’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당초 ‘문학들’은 침체된 지역 문학을 활성화하고 한국문학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송광룡 대표는 “‘문학들’을 창간한 것은 2005년 가을이었다. 광주전남 지역에 이렇다 할 종합문예지가 없던 차에 ‘문학들’에 대한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며 “적자가 불 보듯 빤한데 몇 호나 버틸까. 여타의 잡지처럼 ‘사당화’되는 것은 아닐까. 갑론을박의 과정에서 용기를 낸 것은 선배 문인들의 열의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화염병 대신 시를 던진’ 문병란 시인이 타계한 지 10주기(9월 25일)가 되는 해다. 문병란기념사업회(회장 이명한)는 추모시선집 ‘직녀에게’(작가)를 발간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시선집에는 문 시인의 시집 26권 가운데 가려 뽑은 60편의 시가 담겼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청년 문학동인이 10년만에 첫 동인시집을 펴낸 것도 ‘화제’다. 주인공은 시 창작 동인 ‘공통점’(대표 신헤아림) 이들은 지난 2015년 당시 대학생으로 구성된 시 창작 모임을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동인시집을 발간했다.

동인들은 그동안 청년문학예술단체 ‘공통점’을 꾸린 것 외에도 단체 이름과 동일한 무크지 ‘공통점’을 5호까지 펴내는 등 창작과 관련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동인 이름 ‘공통점’은 ‘같은 통점(痛點)’이라는 뜻으로 “타인의 삶과 고통에 대한 공감을 차단하지 않고 문학이라는 매개를 통해 연대하겠다”는 공동의 다짐을 담고 있다.

올해 광주·전남소설가협회(회장 이진)는 동인지 18집 ‘온빛소설문학’(심미안)을 발간했다. 회원 13명의 단편이 수록된 이번 작품집은 저마다 다른 삶과 사유의 궤적을 가진 이들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등단년도를 비롯해 등단 매체, 나이, 직업, 관심사는 상이하지만 소설에 대한 열정 하나로 꿋꿋이 창작의 밭을 일궈가고 있는 ‘예술가들’이다.

5월 광주를 대표하는 시인 김준태와 그의 부인 이명숙 씨는 콜라보로 소설집을 발간해 이목을 끌었다. 김 시인은 지금까지 63권을 낼 만큼 시집을 비롯해 산문집, 번역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냈지만 “소설은 처음이라 특별히 애정이 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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