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2025년 12월 26일(금) 00:20
소화제, 해열제, 진통제, 감기약, 영양제…. 약은 늘 우리 곁에 있다. 그런데도 정작 우리는 약이 어떻게 태어났고, 무엇을 바꾸어왔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약은 병을 낫게 하는 화학물질이기 이전에 미신과 무지의 시대를 지나 인류가 찾아낸 ‘증명의 결과’이자 문명이 남긴 생존의 기록이기도 하다.

약사 정승규의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와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가 전면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두 책은 약을 의학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인류의 삶과 사회를 바꿔온 역사적 사건으로서 풀어낸다.

우선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는 현대인의 삶의 질과 맞닿은 약들을 중심에 뒀다. 항바이러스제는 에이즈·사스·메르스·코로나19로 이어진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관통하는 무기로 등장하고, 피임약은 개인의 몸을 둘러싼 선택권의 역사로 확장된다. 항우울제, 조현병 치료제 등은 사회적 낙인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조현병의 병명 변화(정신분열증→조현병)는 약을 제도와 문화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는 보다 거칠고 오래된 인류사의 현장으로 시선을 돌린다. 감염병과 전쟁, 식민지와 산업화의 시대에서 약은 생존의 수단인 동시에 욕망과 권력이 교차하는 지점에 놓인다. 환각제·마약의 문제, 제약사의 그림자 같은 대목은 약이 가진 양면성을 또렷이 드러낸다.

전면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정리된 이번 시리즈는 ‘최신 의약 동향’ 꼭지를 통해 최근 이슈와 제도 변화, 새로운 치료 흐름을 보완했다. <큰숲·각 2만3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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