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페퍼스, 선두 도로공사 상대 반전 노린다
오늘 원정 경기서 8연패 탈출 도전장
조이 폭발력…하혜진·이원정 복귀 희망
2025년 12월 25일(목) 18:50
AI페퍼스는 지난 10월 2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길어진 연패를 끊기 위해 ‘선두’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 도전장을 내민다.

페퍼스는 26일 오후 7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도로공사를 상대로 반전을 노린다.

페퍼스는 직전 경기에서 ‘에이스’ 조이의 득점 폭발을 승리로 잇지 못했다.

조이는 지난 20일 흥국생명전에서 38득점을 올리며 개인 최다 득점과 개인 시즌 2호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9개·서브에이스 3개·블로킹 3개)을 작성했다. 박정아도 이날 여자부 역대 두 번째로 공격 득점 5500점을 달성했지만 팀은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면서 8연패에 빠졌다.

지난 연패 과정에서 승부처 패턴은 비슷했다.

페퍼스는 최근 세트 막판 연속 실점으로 무너지는 장면이 반복됐고, 범실과 리시브 불안이 겹쳐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결국 조이가 만든 기회를 승부처에서 누가 득점으로 마무리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동시에 20점 이후 범실과 리시브 불안으로 흔들리는 흐름을 붙잡아야 한다.

흐름을 바꿀 단서는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하혜진과 이원정이 코트로 복귀해 로테이션 폭이 넓어졌다. 세터 이원정이 아웃사이드 히터진과 호흡을 맞춰 공격 전개를 정리해주고, 미들블로커 하혜진은 중앙 높이와 블로킹에서 선택지를 넓혀준다면 공격 활로가 더 열릴 수 있다.

시즌 초 부진했던 박정아도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이원정 역시 직전 경기 선발로 나선 만큼 새로운 공격수들과 손발이 맞아갈수록 기대감도 커진다.

상대는 올 시즌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도로공사이다.

도로공사는 최근 GS칼텍스전에서 0-2를 3-2로 뒤집는 대역전승을 거두며 14승 3패 (승점 37) 으로 선두를 지켰다.

도로공사는 강소휘·타나차·모마로 이어지는 공격 옵션이 두껍고, 뒷심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풀세트 접전이 많아 체력 안배가 변수로 떠올랐다. 이는 페퍼스가 파고들 수 있는 틈으로 보여진다.

올 시즌 맞대결 전적은 1승 1패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10월 21일 페퍼스는 도로공사를 풀세트 끝에 3-2로 꺾었지만, 11월 27일 2라운드에서는 0-3으로 완패했다.

승리했던 경기는 서브와 수비로 긴 랠리를 만들며 끝까지 버틴 ‘총력전’이었고, 패했던 경기는 상대의 높이와 결정력에 막혀 리듬을 찾지 못한 채 흐름을 내준 경기였다.

이번에도 ‘높이 싸움’의 정면 승부보다는 서브로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리드를 가져오고, 조이를 축으로 국내진의 분산 득점을 살리는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도로공사전은 단순한 ‘선두 상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페퍼스는 시즌 초 6승 2패(승점 16)으로 2위를 달리다, 2라운드 정관장전 이후 8연패를 당해 6위(6승 10패·승점 17)로 내려앉았다.

V리그는 정규리그 상위 3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3위와 4위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경우 준플레이오프가 열릴 수 있다. ‘1승’이 추격 레이스의 출발점이 될 예정이다.

특히 도로공사를 잡아낼 경우 반등 폭이 크다. 3-0 또는 3-1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기면 페퍼스는 승점 20까지 올라 리그 중위권 추격에 나설 수 있다. 연패를 끊는 동시에 중위권과의 거리까지 줄일 수 있는 ‘두 마리 토끼’가 걸린 한 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분위기 회복이다.

이번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장소연 감독이 “Step Up to Win, 중꺾도마(중요한 건 꺾여도 도전하는 마음)”를 외쳤던 만큼, 페퍼스가 자신을 믿고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연수 기자 training@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66656200793709008
프린트 시간 : 2025년 12월 25일 23: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