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과 기후변화의 단상- 김형주 전 광주역사민속박물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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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천은 무등산 장불재 샘골에서 발원하여 수 천년 동안 빛고을 사람들의 영광과 아픔을 함께해온 친근한 생활 속의 동반자이며 이 고장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광주천은 건천(巾川), 조탄(棗灘), 조계(棗溪), 금계(錦溪), 서천(西川), 조탄강(棗灘江)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었고, 지금의 명칭은 1916년부터 사용되었다. 건천은 옛 지도에 공식적으로 등장하는 오래된 명칭이며 조탄, 금계, 서천 등은 주로 이 지역 사람들을 중심으로 부르던 토착화된 이름이다. 그 가운데 조탄이 널리 쓰였으며 금계는 그 부근에 금계마을이 있어서, 서천은 광주읍성의 서문 옆으로 흐르기 때문에 붙여졌다. 조계는 조탄의 순화된 표현으로 조선 중기 광주 양림동 출신의 문신관료 정만종은 자신의 아호를 고향의 강에서 따서 붙이기도 하였다.
사실 이보다는 광주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역임한 고 박선홍 선생의 증언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25년 광주천 직강화 공사 이전에는 유역의 범위가 옛 전남도청 부근에서 양림산 밑자락에 이를 정도로 드넓게 형성되어, 광대한 백사장의 일부는 장터로 사용되고 대부분의 하천부지는 조(서숙)를 심는 밭으로 이용되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조가 많이 심어진 곳에 있는 여울”이라는 의미에서 ‘조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조탄’을 한자어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단지 한자의 ‘음’만 같은 대추나무 ‘조(棗)’자를 사용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 ‘대추여울’로 바뀌어버렸다는 주장이다.
광주천은 1970년대 이전까지는 수질이 매우 깨끗하여 많은 시민들이 빨래를 하고 여름철이면 아이들이 미역을 감는 장소로 각광을 받았으나, 이후 유수량 부족과 인구증가에 따른 다량의 생활하수 유입으로 극심한 오염상태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도시의 규모가 확장되면서 주기적 하천의 정비와 정화를 실시하며 더불어 시내 전역에서 우수와 하수를 분리하는 공사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만성적인 유수 부족 해소를 위해 급기야 2011년도부터 하류지역인 유덕동 인근에서 하루 약 10만t을 학동 용산교 지점으로 끌어올려 방류함으로써 수질 악화를 방지하는 고육지책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광주천이 지난 7월말에 극심한 호우가 내리면서 여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예기치 않은 폭우로 인해 광주시내 주요 지점들이 크게 침수되는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 물론 근본 원인은 짧은 시간에 집중된 폭우이기는 하지만 우리 시의 재난과 수방 대비에 허술한 부분이 적지 않게 드러났다. 용봉천 서방천 등 지류천의 빗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도심 저지대의 상가와 주택들이 순식간에 잠겨버렸다. 특히 광주천은 임계수량에 거의 육박하여 범람의 위기까지 도달하여 양동복개상가의 경우 상부 콘크리트 슬래브까지 물이 차오르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집중호우 등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광주천의 종합적인 수방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일차적으로는 물이 흐르는 하상(河床)의 강폭 확대와 준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광주천은 시민들의 산책로와 경관조경을 위한 둔치가 다소 넓게 조성된 상황이어서 양쪽으로 최소 1m 남짓 축소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강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하천 바닥도 지형구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1~2m를 낮추는 작업을 병행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용봉천 등 복개된 지류천들도 정기적인 부유물의 제거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원상복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광주시와 비슷한 규모의 대전시는 상당한 예산과 인력의 투입으로 소규모 하천인 대전천과 갑천의 하상을 지속적으로 준설하고 정비하여 일정한 수심을 유지함으로써 상습 수해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
아울러 인위적인 방류수 퍼 올리기 대신에 갈수기 방류수 확보와 홍수기의 수량 조절에 기여할 수 있는 증심사 계곡에 소규모댐을 축조하는 심도있는 논의도 필요하다고 본다. 소형 댐의 건설은 최대 유수량과 최소 유수량의 비율인 하상계수를 낮추는데 매우 유용한 대안이다. 풍요로운 물은 시민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할 수 있다.
유서 깊은 광주천이 생태의 보고로써 그 역할을 수행하며 광주시민들의 정서 순화와 아늑한 휴식의 힐링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보다 종합적인 홍수 예방의 노력과 둔치 및 산책로의 세심한 녹지조경 환경관리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역사적으로 광주천은 건천(巾川), 조탄(棗灘), 조계(棗溪), 금계(錦溪), 서천(西川), 조탄강(棗灘江)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었고, 지금의 명칭은 1916년부터 사용되었다. 건천은 옛 지도에 공식적으로 등장하는 오래된 명칭이며 조탄, 금계, 서천 등은 주로 이 지역 사람들을 중심으로 부르던 토착화된 이름이다. 그 가운데 조탄이 널리 쓰였으며 금계는 그 부근에 금계마을이 있어서, 서천은 광주읍성의 서문 옆으로 흐르기 때문에 붙여졌다. 조계는 조탄의 순화된 표현으로 조선 중기 광주 양림동 출신의 문신관료 정만종은 자신의 아호를 고향의 강에서 따서 붙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광주천이 지난 7월말에 극심한 호우가 내리면서 여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예기치 않은 폭우로 인해 광주시내 주요 지점들이 크게 침수되는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 물론 근본 원인은 짧은 시간에 집중된 폭우이기는 하지만 우리 시의 재난과 수방 대비에 허술한 부분이 적지 않게 드러났다. 용봉천 서방천 등 지류천의 빗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도심 저지대의 상가와 주택들이 순식간에 잠겨버렸다. 특히 광주천은 임계수량에 거의 육박하여 범람의 위기까지 도달하여 양동복개상가의 경우 상부 콘크리트 슬래브까지 물이 차오르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집중호우 등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광주천의 종합적인 수방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일차적으로는 물이 흐르는 하상(河床)의 강폭 확대와 준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광주천은 시민들의 산책로와 경관조경을 위한 둔치가 다소 넓게 조성된 상황이어서 양쪽으로 최소 1m 남짓 축소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강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하천 바닥도 지형구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1~2m를 낮추는 작업을 병행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용봉천 등 복개된 지류천들도 정기적인 부유물의 제거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원상복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광주시와 비슷한 규모의 대전시는 상당한 예산과 인력의 투입으로 소규모 하천인 대전천과 갑천의 하상을 지속적으로 준설하고 정비하여 일정한 수심을 유지함으로써 상습 수해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
아울러 인위적인 방류수 퍼 올리기 대신에 갈수기 방류수 확보와 홍수기의 수량 조절에 기여할 수 있는 증심사 계곡에 소규모댐을 축조하는 심도있는 논의도 필요하다고 본다. 소형 댐의 건설은 최대 유수량과 최소 유수량의 비율인 하상계수를 낮추는데 매우 유용한 대안이다. 풍요로운 물은 시민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할 수 있다.
유서 깊은 광주천이 생태의 보고로써 그 역할을 수행하며 광주시민들의 정서 순화와 아늑한 휴식의 힐링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보다 종합적인 홍수 예방의 노력과 둔치 및 산책로의 세심한 녹지조경 환경관리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