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 묵은 시간을 털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무대가 열린다. 송년회 대신 국악 한 판으로 마음을 다독이고 흥과 기운을 북돋아보는 것은 어떨까.

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27일 오후 3시 진도 진악당에서 국악원 국악연주단의 ‘국악의 향연’을 선보인다. 토요상설공연 ‘국악이 좋다’의 올해 마지막 공연인 이번 무대는 가·무·악을 아우르는 종합 국악 공연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출발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무대는 기악합주 ‘남도시나위’로 문을 연다. 각기 다른 악기가 즉흥적으로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시나위의 흐름은 남도 음악 특유의 자유로움과 생동감을 전한다. 이어 판소리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대목’이 펼쳐진다. 다친 제비를 정성껏 돌본 흥보의 선행과, 은혜를 갚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서는 제비의 여정을 해학과 감동으로 풀어낸다.

무용과 민요 무대도 이어진다. ‘강선영류 태평무’는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절제된 몸짓으로 무대를 채우고, 남도민요 ‘새타령’은 경쾌한 가락으로 공연장에 밝은 기운을 더한다.

후반부에는 장단의 매력을 한껏 살린 ‘장구춤’과 사물놀이 ‘판굿’이 무대를 이끈다. 삶의 애환과 흥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남도 국악의 에너지가 연말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이번 무대에서는 올해 3월부터 운영된 ‘청년교육단원’들의 연주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실무 교육과 무대 경험을 쌓아온 청년 단원들의 참여는 공연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며, 국악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경 국악원장은 “이번 공연은 한 해 동안 함께해 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새해를 국악의 흥으로 맞이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연말의 여운과 새 출발의 기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료 무료.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