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감정을 포착해 이미지화하다
제5회 ‘레드기저 그림 개인전’
드영미술관 19일∼내년 2월 19일
2025년 12월 22일(월) 10:49
‘맨발의 슬리퍼’
‘수염난 병아리’
레드기저라는 다소 생소한 명칭으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이의선 작가. 그의 작품은 사소한 감정을 포착해 이미지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벼우면서도 유머러스한 표현이지만 배면에는 감정의 결을 세세하게 포획한 작가의 예술적 역량이 드리워져 있다.

드영미술관(관장 김도영)에서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펼쳐지는 제5회 ‘레드기저 그림 개인전’.

그의 작품은 동화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환기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소한 순간을 주목해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이미지로 변환한다.

만화 속 캐릭터를 옮겨온 듯 한 ‘맨발의 슬리퍼’는 발가락이 웃는 얼굴로 형상화돼 있는 보는 이에게 미소를 짓게 한다. 슬리퍼가 주인공인지 10개의 발가락이 주인공인지 알 수 없지만 보는 이에 따라 두 개가 모두 주인공으로 초점화된다.

‘게으른 자’는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헤엄을 치는 남자를 묘사한 작품이다. 표제는 ‘게르른 자’이지만 오히려 ‘자유로운 자’로 명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느낌을 그림이 환기하기 때문이다.

작가에게는 특별한 순간이나 평범한 순간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동일한 무게와 감성으로 그것들을 바라보고 시각적 언어로 치환함으로써 과도한 감정에 몰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다.

변기숙 학예연구실장은 “레드기저의 그림은 무거움과 가벼움이 종이 한장 차이와 다르지 않다”며 “일상의 순간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뜨겁지 않게 바라보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작가만이 가진 장점인 듯하다”고 전했다.

한편 레드기저는 상명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비주얼커뮤니케이션디자인)를 졸업했으며 광주디자인진흥원 디자인비엔날레본부 전시기획팀 재직 중이다. 오픈갤러리 제14차 공모 당선 작가이며 2021~현재까지 매년 1회씩 개인전을 펼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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