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발트3국·폴란드 인문여행을 기록하다
장미와 청어, 발트 3국에서 7일
쇼팽과 호박, 폴란드에서 9일
백애경 지음·김옥열 사진
쇼팽과 호박, 폴란드에서 9일
백애경 지음·김옥열 사진
![]()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 <다큐북스 제공> |
여행자의 모습도, 여행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누군가는 여행지의 풍경과 이야기를 ‘마음’에 새기고, 누군가는 사진과 글로 꼼꼼히 적는다. 광주의 여행가 백애경 작가는 ‘기록하는 이’다. 그는 여행하면서 일기를 쓰듯 글을 적어내려간다. 힘든 여정에도 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사명처럼’ 여행기를 쓰곤했다. 그는 ‘여행에 인문적 지식이 버무려지고, 각국의 자연환경이 스며들고, 사람이 함께 하는 여행기’를 쓰고 싶어한다. ‘순례자처럼 여행하고, 농부처럼 여행기를 쓰고 싶다’는 바람도 품고 있다.
세계 각국을 여행했지만 책으로 묶을 생각이 없었던 그가 여행기 출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관련 자료를 찾는 데 애를 먹어서다. 여행객들의 방문이 상대적으로 적은 나라에 다녀온 후 “내가 찾는 내용의 책이 없다면 내가 쓰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결과물이 ‘장미와 청어, 발트3국에서 7일’과 ‘쇼팽과 호박, 폴란드에서 9일’이다.
두 권의 책은 출판사 ‘다큐북스’가 의욕적으로 시작하는 ‘여행자의 서재 컬렉션’ 시리즈의 출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더 많은 여행자들이 길에서 만난 풍경과 스토리를 ‘자신만의 기록’으로 남기고, 새롭게 길을 나서는 여행자들의 길라잡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두 권의 여행기는 단순 정보를 넘어 역사와 종교, 문화 등 한 국가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에 두고 현장을 생생히 안내한다. 두 여행 모두 광주의 인문학 모임 ‘동고송’과 함께 떠난 기록이다.
‘장미와 청어, 발트3국에서 7일’은 작가의 호기심이 가득 담긴 책이다. 유럽 각국을 다녀온 작가에게 ‘나라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발트 3국’의 역사와 문화, 풍경은 그 어느 나라들보다 흥미롭게 다가왔다. 제목에서 언급한 ‘장미’는 노래 ‘백만 송이 장미’의 원곡이 라트비아 국가라는 데서, ‘청어’는 중세 유럽 경제패권의 상징인 발트산 청어 집산지가 리투아니아였던 데서 따왔다.
인근 러시아나 독일, 프랑스 등 강국들에 박해받은 역사를 공유하는 이들 나라는 중세 유적과 문화를 비교적 잘 보전하면서 현대적인 변화도 모색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책에는 ‘발트해의 진주’로 불리는 라트비아의 리가, 호수 위의 신비로운 요새가 인상적인 리투아니아의 트라카이, 공공도서관이 눈길을 사로잡은 에스토니아의 휴양도시 페르누 등 다채로운 도시의 모습이 담겨 있다.
‘쇼팽과 호박, 폴란드에서 9일’은 퀴리부인,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나라인 폴란드의 구석 구석을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알려진 오시비엥침에서 말을 잊은채 묵묵히 유대인 학살의 흔적을 돌아보고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올린다. 또 600년간 폴란드의 수도였던 역사도시 크라쿠프, 중세의 계획도시 토룬,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묘사한 작은 동상이 인상적인 ‘난장이의 도시’ 브로츠와프도 소개한다.
이번 여행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 광주에서 활동중인 김옥열 다큐사진작가의 작품들이다. 생생한 현장사진과 저자가 써내려간 꼼꼼한 정보와 인문지식은 누군가를 길 위로 불러세운다. <다큐북스·각권 값 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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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청어, 발트3국에서 7일’은 작가의 호기심이 가득 담긴 책이다. 유럽 각국을 다녀온 작가에게 ‘나라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발트 3국’의 역사와 문화, 풍경은 그 어느 나라들보다 흥미롭게 다가왔다. 제목에서 언급한 ‘장미’는 노래 ‘백만 송이 장미’의 원곡이 라트비아 국가라는 데서, ‘청어’는 중세 유럽 경제패권의 상징인 발트산 청어 집산지가 리투아니아였던 데서 따왔다.
인근 러시아나 독일, 프랑스 등 강국들에 박해받은 역사를 공유하는 이들 나라는 중세 유적과 문화를 비교적 잘 보전하면서 현대적인 변화도 모색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책에는 ‘발트해의 진주’로 불리는 라트비아의 리가, 호수 위의 신비로운 요새가 인상적인 리투아니아의 트라카이, 공공도서관이 눈길을 사로잡은 에스토니아의 휴양도시 페르누 등 다채로운 도시의 모습이 담겨 있다.
‘쇼팽과 호박, 폴란드에서 9일’은 퀴리부인,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나라인 폴란드의 구석 구석을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알려진 오시비엥침에서 말을 잊은채 묵묵히 유대인 학살의 흔적을 돌아보고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올린다. 또 600년간 폴란드의 수도였던 역사도시 크라쿠프, 중세의 계획도시 토룬,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묘사한 작은 동상이 인상적인 ‘난장이의 도시’ 브로츠와프도 소개한다.
이번 여행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 광주에서 활동중인 김옥열 다큐사진작가의 작품들이다. 생생한 현장사진과 저자가 써내려간 꼼꼼한 정보와 인문지식은 누군가를 길 위로 불러세운다. <다큐북스·각권 값 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