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광주일보 신춘문예 심사] 단절·갈등·실직…불안한 일상 담아낸 작품 많아
시·소설·동화 등 2848편 응모
타지역 응모 많아…열기 뜨거워
당선작 2026년 신년호에 발표
2025년 12월 18일(목) 19:40
2026 신춘문예 심사가 18일 본사 편집국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전성태 소설가, 김중일 시인, 서향숙 동화작가.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문청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2026 광주일보 신춘문예 심사가 끝났다. 18일 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진행된 심사에는 전성태 소설가, 김중일 시인, 서향숙 동화작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올해 신춘문예는 예년의 응모를 상회하는 기록을 보이는 등 신춘문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전반적으로 창작에 대한 열망이 확대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학을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예비 작가들의 간절한 바람이 투영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향성 측면에서는 다소 불안한 일상을 담아낸 작품들이 많은 편이었다. 세상과의 단절, 가족 갈등, 폭행, 실직 등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을 모티브로 형상화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올해는 시 2314편, 소설 296편, 동화 238편 등 2848편이 응모됐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으로 200여 편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시 응모작품이 예년보다 많이 늘어 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일상에서 시를 쓰고자 하는 예비 문인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해도 광주전남 외 타 지역에서 응모한 문청들이 많았다. 서울, 경기,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외에도 부산, 대구, 대전, 세종,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작품이 투고됐다. 한명이 여러 작품을 투고한 경우, 장르를 달리해 두 분야에 투고한 경우 등도 있었는데 신춘문예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소설은 개인적인 상처와 아픔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 적지 않았다. 다만 그것을 서사화, 심미적으로 형상화하는 데는 미흡했다.

전성태 소설가는 “대체로 한국 소설이 도달한 감수성과 표현방법에 미달한 작품이 많았다. 문학 역시 문학사와의 대화 가운데서 태어나므로 자기 이야기만 하면 되는 장르가 아니다”며 “그럼에도 돌봄, 노동, 연대와 관련된 글들이 읽을 만했고 현대인들의 분란이 어디에서 오는지 묻는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시 부문은 여전히 이어지는 불안정한 시국, 고도화되는 AI,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 심화되는 양극화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김중일 시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 중인 사람들의 이야기 향연을 접할 수 있었다”며 “다만 ‘기억’이라는 관념 속에서 말갛게 ‘시’로 건져냈을 때 독자 모두의 것이 되어도 좋을 새롭고 선명한 윤곽을 가지는 작품은 드물었다”고 밝혔다.

조선의 시인은 “응모작 가운데는 저마다 생각의 색깔이 분명하면서도 소소한 일상을 서정으로 건져 올리려는 고투가 엿보였다”며 “새롭고 따뜻한 세계에 대한 도전의식이 있는 시를 마주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밝혔다.

동화는 예년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작품이 평이한 수준이었다는 후문이다. 서향숙 동화작가는 “동화의 본령은 환상동화가 본령이라고 생각하는데 투고작 가운데는 사실동화가 적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사실적인 부분과 환상적인 부분이 접목된 작품이 더 돋보이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각 부문 당선작은 2026년 광주일보 신년호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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