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타운홀 미팅’ 후 급물살…6개월만에 대타협 결실
2016년 국방부 이전 타당성 적정 통보 후 9년간 답보
지역민들 “1년만에 오랜 숙원 풀어”…속도감 높이 평가
2025년 12월 17일(수) 20:40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 타운홀 미팅’을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는 국가 단위에서 제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군 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 등 관계 기관이 17일 ‘6자 협의체’를 통해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 2007년 무안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지역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지 꼭 18년 만의 성과다. 특히 2018년 이후 사실상 멈춰 섰던 시곗바늘이 지난 6월 열린 ‘광주 타운홀 미팅’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타면서 이번 대타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총리시절에 광주군공항 이전 문제는 외면한 채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예산 수 조원을 투입한다고 했을 때 지역민들의 상실감은 컸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1년도 안돼 오랜 숙원인 지역 현안의 매듭을 풀었다는 데 지역민들은 현 정부의 속도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번 대타협은 대통령실이 지난 6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주최한 ‘광주타운홀 미팅’이 결정적인 기폭제가 됐다. 7년 넘게 꽉 막혀 있던 군공항 이전 문제를 더 이상 행정의 영역에만 가둬둘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공론화의 장을 연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는 국가 단위에서 제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군 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서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해법으로 광주시·전남도·무안군과 국방부·국토부·기재부 등을 포함한 6자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시했다.

당시 타운홀 미팅에서는 군공항 이전의 당위성과 지역 상생 방안에 대한 격의 없는 토론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광주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중단 없는 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는 전남도와 무안군 등 인근 지자체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명분이 됐다.

타운홀 미팅 이후 하반기 기류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자체 간 실무 접촉이 잦아졌고, 국방부 역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결국 지난 6월 형성된 공감대는 불과 6개월 만에 17일 ‘6자 회담 타결’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는 것이 광주시의 설명이다.

애초 군공항 이전 논의의 실질적인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의 통합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지부진하던 논의는 2014년 10월 13일, 광주시가 국방부에 ‘이전 건의서’를 공식 제출하며 행정적 절차의 첫발을 뗐다. 도심 발전을 저해하는 군공항을 옮겨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시의 의지는 확고했다.

사업 초기에는 속도전 양상을 보였다. 건의서 제출 두 달 만인 2014년 12월, 국방부와 공군, 광주시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돼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이후 1년여간 14차례의 협의와 자문위원 검토를 거쳐 사업은 구체화됐다.

마침내 2016년 8월 19일, 국방부는 ‘광주 군공항 이전 타당성 적정’ 통보를 내렸다. 건의서 제출 2년도 안 돼 타당성을 인정받으면서 10년 가까이 끌어온 지역 내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 11월 시작된 적정지역 조사 용역이 중단되면서 사업은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광주시는 2017년 하반기 지자체 순회 설명회와 협조 요청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들의 반발은 거셌다.

결국 2018년 8월부터 현재까지의 진행 단계는 ‘예비이전후보지 대상지역 협의’에 멈춰 섰다.

국방부가 작전성 검토를 마치고도 주민 반대와 지자체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7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이 기간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도 통합 이슈 등과 맞물려 갈등과 봉합을 반복했고, 사업은 ‘희망 고문’이라는 비판 속에 표류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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