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 “인생의 모든 영역에 ‘전략적 사고’ 필요하죠”
누적 기부금 200억…독도 수호 등 선행 이어가
광주에서 장애인 위한 ‘누워서 보는 공연’ 계획
2025년 12월 17일(수) 19:00
서구청에서 강연하고 있는 가수 김장훈. <서구청 제공>
“살아가면서 포기할 것 같은 순간이 있더라도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가수 김장훈이 16일 오후 광주시 서구청 2층 들불홀에서 ‘김장훈의 나를 이끄는 선한 영향력’을 주제로 제125회 서구 아카데미 강사로 나섰다.

연예계 ‘기부왕’으로 불리는 그의 누적 기부 금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과거 전성기 시절부터 광고 모델료, 공연 수입 대부분을 기부해 온 그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큰 금액을 쾌척하고 있다.

김장훈은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 주요 매체에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는 광고를 게재하고 독도 현지 공연과 수영 횡단을 통해 독도, 동해를 알리는 다양한 수호 활동을 펼쳐왔다.

김장훈은 강의를 통해 인생의 모든 영역에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가 정의하는 전략적 사고는 일종의 마케팅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략적 사고의 예시로 상인들의 경우를 들어보겠습니다. 장사가 안돼도 아침 일찍 나와 출근길 시민들에게 가게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위치상 변방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으면 잘 만든 큼직한 간판 하나로 승부를 본다든가, 손님들에게 쓴 진심을 담은 편지를 가게 벽에 붙여놓는다든가 방법은 다양하죠. 일상의 작은 아이디어가 삶의 궤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는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당시 정부의 ‘조용한 외교’가 진행되는 동안 전 세계의 표기가 ‘다케시마’와 ‘일본해’로 바뀌는 현실을 목격하며 그는 행동에 나섰다.

뉴욕타임스에 광고를 낼 때도 그는 단순히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외치지 않았다. 대신 국제요트협회가 공식 지정한 ‘코리아컵 요트대회’의 노선을 광고하며 포항-독도-동해를 자연스럽게 노출했다. 일본 영사관의 항의에도 “공식 대회의 노선을 그린 것뿐인데 무엇이 문제냐”며 논리적으로 맞섰다.

또 2차 세계대전 후 폴란드에서 무릎을 꿇은 독일의 빌리 브란트 총리 사진을 대비시켜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광고를 기획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없는 사실을 날조하느라 돈을 쓰고있는데, 우리는 있는 사실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독도 캠페인 준비에 한창이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부당한 것을 보고 등 돌린채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장훈은 직설적이고 거친 화법으로 안티들의 공격을 받기도, ‘기부 마케팅’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뜨겁게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는 독도 수호와 기부뿐 아니라 장애인 복지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김장훈은 이번 강의에서 장애인을 위한 ‘누워서 보는 공연’을 광주 서구에서 열 계획이다.

그는 “콘서트장 맨 앞줄 40칸을 비워놓고 그들이 누워서 편하게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비장애인들도 처음엔 낯설지만 금세 익숙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들에게 좋은 시설만큼 필요한 것이 따뜻한 시선이다. 시선이 무서워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낯선 것을 익숙한 것으로 바꾸는 작업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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