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전두환 단죄 못해 계엄”…장동혁은 “의회 탓” 궤변
국힘 지도부 내란 옹호 ‘빈축’
초·재선 의원은 ‘사죄 메시지’
2025년 12월 03일(수) 20:20
12·3내란 1년을 맞아 국민의힘 내부에서 일제히 반성과 사과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동혁 당 대표가 불법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구을)의 경우 광주를 방문해 반성 행보를 이어가는 반면,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을 “의회 폭거에 맞선 조치”라고 표현했다.

조 의원은 3일 광주시의회에서 12·3광주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가 대한민국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냈다”며 “광주 민주 영령들이 흘린 숭고한 피가 비상계엄을 막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헌법을 유린하고 군대를 동원해 국가를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은 ‘주범’이 사면을 기대하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전두환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결과가 윤석열을 만들었다”며 “저지른 죄에 걸맞게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인해 존폐 위기에 처해 있지만, 광주 시민들이 바로잡아 준다면 건강한 보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호소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국회에서도 사과 메시지가 잇달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계엄 발생을 막지 못해 국민께 충격을 드렸다”며 “지난해 12월 7일 의원 일동의 사과 입장은 지금도 변함없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초·재선 의원들이 중심이 된 단체 사과문도 발표됐다. 고동진·권영진·김건·김성원·김소희·김용태·김재섭·김형동·박정훈·박정하·배준영·서범수·송석준·신성범·안상훈·안철수·엄태영·우재준·유용원·이상휘·이성권·정연욱·조은희·진종오·최형두 등 총 25명은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해 국민께 혼란을 드렸다”며 “당시 집권 여당 일원으로서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동혁 국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은 의회의 폭거에 맞선 계엄이었다”며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시도를 정당화하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이다. 장 대표는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정작 ‘사과’라는 표현은 피했다. 원내대표와 초·재선 의원들이 ‘거듭 사죄’ 메시지를 반복한 가운데 지도부 정점에서 내란을 정당화하는 듯한 입장이 나오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64760800792829004
프린트 시간 : 2025년 12월 03일 20: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