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광주경찰, ‘전남대 대학원생 사망 사건’ 갑질 교수 2명 검찰 송치
연구비 부정 사용·직권남용 등 혐의
2025년 12월 01일(월) 21:55
경찰이 대학원생에게 갑질을 하고 연구비를 부정 사용하는 등 혐의로 전남대 교수 2명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로 넘겼다.

광주경찰청은 1일 오전 전남대 대학원생 A(24)씨에게 ‘갑질’을 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든 가해자로 지목된 30대 지도교수 B씨와 40대 계약직 연구교수 C씨를 각각 직권남용과 사기, 강요와 사기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4년부터 올해 7월까지 A씨에게 사적 심부름을 비롯해 과중한 업무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가 연구비를 신청하고 집행하는 업무를 하면서 A씨에게 이를 관리하게 한 점 등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C씨에 대해서는 A씨의 인격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점 등이 ‘갑질’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들은 학생 연구원에게 지급돼야 할 학생 인건비 등을 빼돌려 본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학생 인건비를 회수하거나 연구비·회의비를 허위로 청구하는 등 300여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과제 선정 시 지급되는 학생인건비를 과다 청구해 받은 후, 이를 일명 ‘실비통장’으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받아 쓴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연구비와 관련된 비용을 허위로 청구해 100여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은 이들이 A씨에게 논문 작성에 기여한 적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공동저자로 허위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가 실제 자료를 제공했던 실무자로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B씨 등은 연구비 부정 사용 등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으나, 갑질과 관련해서는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적심부름 지시 사실은 인정하지만, 협박이나 강요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지난 7월 13일 A씨가 ‘B씨 등으로부터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수사를 벌여 왔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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