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소고기 개방 없다지만…농도 전남 한미 비관세 협상 촉각
관세 협상 마무리 후속 협상 나서
식품 교역·지식재산권 등 포함돼
농민단체 “농산물 협상 대상 안돼”
2025년 11월 30일(일) 17:40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7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51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3500억달러(약 51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연계한 한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고 비관세 장벽 관련 후속 협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대표 농도인 전남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농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농산물 만큼은 어떤 형태로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12월 중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여하는 한미 비관세 장벽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협상 의제에는 식품·농산물 교역, 온라인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앞서 한미 양국은 미국이 한국에 부과해 온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한국은 이 가운데 1500억달러를 조선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나머지 2000억달러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상업적 타당성이 확보되는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비관세 협상의 핵심은 대통령실이 발표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문구다. 여기에 “한국은 식품 및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내용이 명시되면서 미국이 이를 국내 농산물 시장 개방 압박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쌀과 소고기부터 배·유자·매실·참다래(키위)·단감 등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농도’ 전남에서는 이번 협상이 지역 농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시장 개방과는 무관한 논의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검역 절차, 위해성 검사 등 비관세 장벽에 관한 것으로 시장 개방이 아니다”라며 “시장 개방은 관세를 내리거나 쿼터를 조정하는 두 가지 조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U.S. 데스크를 설치하고 유전자변형작물(LMO) 검역 절차를 효율화하는 등의 내용은 절차를 개선하는 문제일 뿐 비관세 장벽에 대한 표현 때문에 시장이 개방되는 사항은 일절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쌀과 소고기 등이 합의 대상에서 제외됐고 검역 체계도 기존 틀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어서 농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역 농민단체와 농협조직, 생산자 단체 사이에서는 “절차 개선이 곧 수입 확대와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협력이 강화되면서 사실상 중단 상태인 미국산 과채류의 검역·허가 절차가 빨라질 경우 사실상 ‘추가 개방 효과’가 발생해 국산 농산물 주산지인 전남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 설명자료에 한미 양국이 농·생명공학 제품의 규제 승인 절차 효율화, 미국 측 신청 건 지연 해소, 미국산 원예작물 관련 요청 전담 ‘U.S. 데스크’ 설치, 미국산 육류·치즈에 대한 시장 접근 유지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지역 농민들의 부담감이 늘고 있다.

한편 이번 한미 비관세 협상 테이블에는 농산물 외에도 온라인 플랫폼 규제, 망 사용료, 고정밀 지도 반출, 지식재산권, 환경·노동 규제, 수산보조금, 공급망 공조 등 다양한 의제가 함께 오를 예정이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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