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임승수 지음
2025년 11월 28일(금) 00:20
책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언젠가 나도 책을 쓰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직장 생활의 경험을 정리하고 싶어서, 인생의 굴곡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혹은 단지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을 가져보고 싶어서. 문제는 그다음이다. 막상 글을 쓰려 하면 첫 문장부터 막히고, 어렵사리 원고를 완성해도 출간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건 도대체 어떤 일일까.

공학도 출신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20년째 글로 생계를 이어온 임승수는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에서 자신의 책 쓰기 경험을 있는 그대로 펼쳐 보인다. 글쓰기의 낭만을 걷어낸 뒤 남는 것들, 곧 ‘글로 먹고사는 삶’의 단맛과 쓴맛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그는 글쓰기의 출발점을 “왜 쓰려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찾는다.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원고에 매달려도 출간은 불확실하고, 책이 나와도 경제적 보상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감수하고 싶을 만큼의 ‘절실함’이 있어야 비로소 작가의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글쓰기 기술에 관한 조언도 현실적이다. 아이디어가 많다고 글이 되는 것이 아니며, 백지 위에서 한 줄씩 쌓아가는 방식은 환상에 가깝다. 글 역시 건물처럼 구조와 설계를 먼저 세워야 하고, 독자의 감각을 깨우는 ‘심상’이 좋은 문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글쓰기는 추상이 아니라 감각을 움직이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편집자와의 협업, 계약서에서 눈여겨봐야 할 항목, 제목의 힘, 출간 후 홍보의 현실까지 출판 과정에 대한 조언도 이어진다. <북하우스·1만85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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