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하철 2호선 수완지구 공사 난항…市 “노선변경 아니다”
수완지하차도 구간 ‘235 정거장’ 부지 인근 건물과 맞닿아 안전성 문제
고압 송전선로 등 지장물 이설에 353억 추가 비용…교통 대란 우려도
2025년 11월 27일(목) 20:05
광주시청 전경.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사업구간 중 하나인 13공구(수완우미린2차~수완지하차도~운남교차로) 건설 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광주시는 현재 시공불가 판정이 내려진 ‘235정거장’의 위치 조정과 공법 변경을 포함한 기술적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노선 전면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며 정거장 시공을 위한 기술적 보완이 핵심”이라고 선을 그었다.

27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이하 본부)에 따르면 2호선 2단계 13공구는 총연장 2.63km 구간으로 정거장 2곳과 환기구 2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1687억원 규모이며, 올해 1월 24일 1차분 공사에 착수해 2029년 3월 16일 준공을 목표로 했다.

문제가 된 곳은 수완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거나 인접해야 하는 ‘235정거장’ 구간이다.

235정거장 예정 부지는 대형 건물과 공사를 위한 가시설 벽체 간격이 불과 25cm 이내로, 사실상 건물과 맞닿아 있어 굴착 시 붕괴 위험 등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사 중 차량 통행과 보행자 통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차로 최소 폭인 3m조차 확보하기 어려워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

공사 구간에 열수송관과 고압 송전선로 등 총 14종의 지장물이 얽혀 있어 이설 하는 데만 353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당초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비용이다.

설상가상으로 공사 강행 시 인근 병원, 은행,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19개 건물(191호)에 대한 단전이 불가피해 시민 불편과 민원이 예상된다.

시공사는 “현장 조사 결과 작업 공간 확보가 불가능하고 대규모 지장물 이설이 필요하다. 현재 설계와 공법으로는 안전한 시공이 불가능하다”며 공사 중지를 요청한 상태다.

공사를 방해하는 지장물 때문에 13공구의 공정률은 10월 기준 4.45%에 그쳤고, 같은 2단계 구간 중에서도 8공구 5.13%, 9공구 5.4%, 11공구 6.75%, 12공구 7.19%, 14공구 8.7%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가 2단계 노선 자체를 변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오영걸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현재 논의 중인 사안은 정거장 위치를 기술적으로 시공 가능한 곳으로 미세 조정하거나 공법을 바꾸는 것”이라며 “마치 2호선 노선 축을 틀어버리는 대규모 변경인 것처럼 알려진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즉, 노선 전체를 변경하는 게 아니라 235정거장의 위치를 어디로 잡을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 고민이라는 것이다.

광주시는 지난 8월부터 대안 공법(노선 변경, 터널, 비개착 등)을 검토한 데 이어 9월에는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쳤으며, 현재는 터널 공법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지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부는 올 말까지 지반 조사 결과 분석을 마치고, 기술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오 본부장은 “설계 단계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지하 지장물과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해 안전하고 완벽한 도시철도를 건설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대안을 신속히 마련해 주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중앙정부와도 긴밀히 협의해 2030년 개통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공사 기간 단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사업은 현재 7공구와 10공구 등 일부 난공사 구간의 유찰과 설계 변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광주시는 터널 공법 도입 등 유연한 설계 변경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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