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섬, 아열대로 바뀌나
거문도 해역서 열대·아열대성 어류 잇따라 발견…기후 변화 실감
2025년 11월 24일(월) 19:55
넓은띠큰바다뱀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주변 해역에 아열대성 어류가 발견되는 등 기후 위기로 인한 생태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최근 거문도에서 ‘넓은띠큰바다뱀’과 ‘밤수지맨드라미’ 등 열대·아열대성 생물이 잇따라 발견됐다.

이들 생물은 주로 제주 연안 인근에서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지난 2023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소간여와 거문도 인근 해역에서 각각 처음으로 확인됐다.

일반 독사의 20배 이상 강한 맹독을 지니고 있는 넓은띠큰바다뱀은 몸 전체에 푸른빛이 나는 ‘V’ 모양의 줄무늬가 있고, 주로 바닷속에서 생활하나 육지에서 번식과 산란 그리고 탈피를 한다.

밤수지맨드라미는 산호충류에 속한 생물로 주로 수심 5~25m에 서식하며 붉은색의 촉수를 모두 펼쳤을 때 밤송이를 닮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지난 2021년에는 ‘노랑무늬양쥐돔’이 거문도에서 조업중이던 현지 어민으로부터 발견되기도 했다. 눈과 지느러미에 노란색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으로, 인도·태평양 등 아열대 해역에서 주로 발견되며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 없었다.

이들 생물은 모두 수온에 민감한 해양생물로 알려져 있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 연구에 중요한 분류군이라는 것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설명이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거문도 일대의 기후변화 현실과 생물다양성 변화를 담은 ‘거문도, 기후위기와 마주하다’ 전시도 24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연다.

박진영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은 “거문도의 생물다양성 변화를 통해 기후변화가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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