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안전성·드넓은 부지·연구 인프라 3박자 갖춘 최적지
인공태양 연구시설 나주로 온 까닭
나주시 왕곡면 일대 화강암 기반…지진 없이 평탄하고 안정적
100만㎡ 이상 부지에 핵융합 위한 냉각수 영산강 수계서 확보
한전공대 중심 전문 연구인력 상주·한전 등 전력기관 등 집적
2025년 11월 24일(월) 19:40
정부가 인공태양 연구시설 대상지로 나주 에너지 국가산업단지를 선택한 배경에는 경쟁 지역보다 월등한 조건을 갖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전남도와 한국연구재단 등에 따르면 인공태양 연구시설 공모사업에 나주와 전북 군산, 경북 경주 등 3곳이 신청서를 냈다.

정부의 모든 R&D 공모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연구재단은 지자체 3곳이 제출한 신청서와 서류심사를 거쳐 지난 주중 현장실사, 지난 21일 발표평가를 토대로 전남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전남은 모든 평가항목에서 타 지자체를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전남도가 배후부지로 제시한 나주시 왕곡면 에너지국가산단 일대는 화강암 기반이어서 평탄하고 안정적인 부지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은 수만 t 규모의 초대형 실험 장치가 들어서는 특성상 지반 안전성이 필수라는 점에서 에너지국가산단 일대는 배후부지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입지 부지인 나주 왕곡면 일대는 지난 50년간 홍수, 산사태 등 이 발생한 적이 없는 데다 최근 20년간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과학시설 입지로서 지질학적 안전성 검증이 입증됐다는 방증이다.

드넓은 부지도 한 몫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를 위해서는 50만㎡ 이상 확장 가능한 부지가 필요했는데, 전남도는 정부가 요구한 기본 부지 50만㎡의 2배를 웃도는 100만㎡ 이상의 부지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핵융합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냉각수를 영산강 수계를 통해 확보할 수 있으며, 154kV(킬로볼트)급 변전소와 다중 송전선로가 부지 인근에 밀집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점도 평가에 작용했다.

산업, 연구 인프라가 조성된 지역이라는 점도 전남의 경쟁력이 됐다.

나주시는 한국에너지공대를 중심으로 핵융합, 초전도, 플라즈마 등 첨단 에너지 분야 전문 연구인력이 상주하는 곳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전KPS, 전력거래소, 에너지신기술연구소 등 전력 관련 공공기관이 집적돼 있다. 한전 이전으로 입주를 결정한 670여 개 전력기자재·에너지 연관 기업은 핵융합 관련 부품, 소재 국산화 및 실증 연구의 산업 기반 제공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의 7대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인 ‘고자장 초전도 자석 기술’의 성능을 시험하는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한국에너지공대가 수행 중이라는 점도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주변 지역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접 대도시인 광주의 인공지능(AI) 클러스터와 AI 기반 플라즈마 제어와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 등 핵융합과 디지털 기술 융합 연구 등 에너지와 AI의 결합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밖에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와 인접해 정주여건이 우수한 점, 12만 나주시민의 서명을 통한 높은 주민수용성도 인공태양 연구시설 나주 유치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전남연구원 관계자는 “인공태양 연구시설의 나주 유치로 전남이 에너지 수도를 넘어 에너지 글로벌 연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동반되야 할 것”이라며 “사업 선정을 계기로 시민의 공감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과학기술기반 성장모델 구축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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