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앞에만 서면 ‘敗퍼스’…페퍼스 조이,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
2라운드 1-3 패하며 ‘2전 2패’
조이 “팀원들 날 믿고 의지하길”
2025년 11월 23일(일) 20:55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아포짓 스파이커 조이가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경기에서 시즌 3호 트리플크라운(후위 6득점·블로킹 3득점·서브 4득점)을 달성했다. <KOVO 제공>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에이스’ 조이의 첫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를 넘지 못했다.

페퍼스는 지난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정관장에게 세트스코어 1-3(25-27 21-25 25-19 17-25)으로 패했다.

이로써 페퍼스는 6승 3패로 리그 2위 자리는 지켰지만, 정관장을 상대로 올 시즌 전적은 2전 2패가 됐다.

올 시즌 페퍼스의 초반 질주는 눈부셨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1라운드를 4승 2패(승점 10점)로 마무리했고, 홈에서는 ‘광주 무패’를 외치며 상위권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정관장만 만나면 흐름이 끊기고 있다.

정관장은 이날 주전 세터 염혜선과 아시아쿼터 위파위가 모두 부상으로 결장했고, 자네테는 개인사로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가운데 경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페퍼스는 주축 전력이 빠진 정관장을 상대로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했다.

이날 페퍼스는 중앙 높이 열세와 정관장의 강한 서브 압박에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다.

그 틈을 파고든 정관장의 중앙 속공과 블로킹에 실점을 허용했고, 이 과정에서 박정아와 고예림의 공격도 번번이 막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시마무라의 중앙 활용까지 차단되면서 결국 조이에게 볼이 과도하게 몰리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이와 박은서를 중심으로 공격 루트가 단조롭게 형성되면서, 상대 블로킹에 막혀 공격 효율도 크게 떨어졌다.

이날 페퍼스는 조이(28점), 시마무라(12점), 박은서(11점) 세 명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정관장은 이선우, 자네테, 정호영, 박혜미 등 네 명이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고르게 활약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패배 속에서도 조이의 활약은 빛났다.

조이는 후위 공격 6점, 블로킹 3점, 서브 4점을 포함해 28득점을 올리며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조이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해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알게 됐고,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코트 안에 있을 때 팀원들이 더 나를 믿고 의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팀이기 때문에 팀으로서 이기기도 지기도 하는 거다. 그래서 그렇게까지 기쁘진 않고, 이런 기회를 통해 팀 승리도 이끌 수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팀 호흡이 무너진 것 같다. 리듬을 찾지 못했고, 기세를 유지하지도 못했다. 팀적으로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았지만, 이런 날도 스포츠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정관장전 패배를 돌아봤다.

장소연 감독은 “초반 흐름이 나쁘지 않았으나 2세트를 넘겨주면서 아웃사이드 히터 쪽 득점 활로가 필요했다. 그래서 박은서 선수가 들어갔고, 공격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해 3세트를 가져왔다”며 “그럼에도 정관장의 블로킹이 워낙 높아 활로가 뚫리지 않았고, 세터의 호흡도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1세트 마지막에 선수들과 소통이 어려웠고, 세트를 가져오지 못한 게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조이를 중심으로 한 공격에 국내 선수들의 성장, 여기에 장소연 감독의 전술까지 더해 ‘천적’ 정관장을 상대로도 승리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연수 기자 traini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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