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골목형 상점가 정책 ‘골목 경제’ 살리기엔 역부족
상점가 580곳·5만3620개 점포 지정
온누리상품권 효과로 매출 증가
상인들 “체감 효과는 10% 미만”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전환 필요
2025년 11월 18일(화) 20:20
광주시의회와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이 지난 17일 연 ‘광주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광주시의회 제공>
전국 최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과 온누리상품권 효과로 광주 골목상권에 온기가 돌고 있으나 정작 상인들은 ‘매출 10% 미만 증가’에 그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의 정책효과가 외형적 숫자로 드러나고 있으나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광주시의회와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이 17일 정책토론회에서 공개한 ‘광주 소상공인 지원시책 효능성 조사’에 자료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광주시는 전국 1306개 골목형 상점가 가운데 580곳을 지정해 전체의 44.4%를 차지했다. 영업 점포수로 따지면 5만3620업체에 달한다.

자치구 별로 보면 북구 상점가가 213곳으로 가장 많고, 서구(121곳), 광산구(110곳), 남구(82곳), 동구(54곳)이다.

골목형 상점가는 2022년 7곳에서 2년여 만에 80배 이상 늘었다. 광주시 서구가 “단 한 점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며 전지역 일괄 지정을 밀어붙이는 등 5개 지자체가 열을 올린 결과다.

‘양적 팽창’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확대와 디지털 온누리 회수액 급증과 맞물려 골목상권에 긍정적 영향을 불러왔다.

2024년 6039개에 그쳤던 광주지역 온누리 가맹점 수는 2025년 2만 4872개로 312% 늘었다.

실제 사용이 이뤄지는 유효 가맹점 수 역시 4276개에서 2만 1383개로 400% 늘었다. 같은 기간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회수액은 216억 5700만 원에서 1535억 900만 원으로 609% 급증해, 15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골목상권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골목상권의 온기는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최근 지역 소상공인 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원시책 효능성 조사’ 결과에서도 일정 부분 포착됐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 지역 상인 가운데 68.6%가 “지정 이후 매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광주 상생카드·소비쿠폰·온누리상품권 등 전체 소상공인 지원시책에 대해서도 69.5%가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골목상권 정책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 이후 매출이 늘었다고 답한 상인 가운데 과반인 53.4%는 “증가 폭이 10% 이하”라고 답했다.

11~20% 증가 사례가 그 뒤를 이었고, 21% 이상 매출이 뛴 경우는 전체의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소상공인 지원시책에 대해서도 긍정 응답자의 55.4%가 “10% 이하 증가”에 그쳤고, 21% 이상 ‘급증’ 사례는 10% 미만에 머물렀다.

북구 오치2동 한 베이커리 카페에서 일하는 정모씨는 “구청에서 안내 팻말과 QR결제 단말기까지 갖다 주니 결제 수단이 늘어난 건 분명한 장점”이라면서도 “카드·현금·온누리 가운데 하나가 더해진 수준이라 아직 매출 변화는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구 월산동과 서구 양동시장에 축산점을 함께 운영하는 강모씨는 “양동시장 점포에는 매출의 30~40%가 온누리상품권 결제지만 월산동 가게에서는 지금까지 딱 한 번만 온누리 결제를 받았다”며 “같은 상권으로 묶였는데도 ‘전통시장 전용’이라는 인식 탓에 일반 골목에서는 여전히 활용이 적다”고 했다.

북구 양산동 서점을 운영하는 나모씨 역시 “온누리 결제는 하루 10만 원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최근 발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밀려 존재감이 많이 약해졌다”고 토로했다.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은 “골목상권 지원정책이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긴급 완화 효과’로 인식되고 있다”며 “양적 성과를 넘어 상권 단위의 질적 전환 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구조적 침체를 뒤집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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