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다- 김지을 사회부장
백인 경찰이 땅바닥에 엎드린 흑인 남성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렀다.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진 남성은 땅바닥에 얼굴을 비비며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8분 46초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남성은 기절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지난 2020년 5월 25일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사망한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다. 유언이 된 “숨을 못 쉬겠다”(I can’t breathe)는 인종 차별 항의 시위의 상징적 구호가 됐고 전 세계에서 ‘우리가 플로이드다’라는 연대 시위가 잇따랐다.
‘우리가 …’는 연대의 의미를 담고 있는 구호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위협과 피해에 굴복하지 않고 함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10년 전인 지난 2015년 1월 7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만평의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 사무실에 난입해 총기로 기자 등 12명을 살해했다. 당시에도 전 세계인들은 펜을 들고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표명 운동을 벌이며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노벨평화상(2014년)을 받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12살 때인 2009년 파키스턴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3년 뒤 버스 안에서 탈레반의 총탄을 맞고 중태에 빠졌다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당시 버스에 올라 “누가 말랄라냐”고 묻는 탈레반의 질문에 대한 답이면서 교육권을 잃은 당시 파키스탄 여성들을 지지하고 공감하는 전 세계인 연대의 구호는 ‘내가 말랄라다’(I Am Malala)였다.
이런 의미가 담긴 표현을 빗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우리가 황교안이다’고 언급했다. 계엄 선포를 찬성하고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장을 체포하라’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내란 지지 시위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이를 옹호하면서 ‘우리가 ….’을 빌려 쓴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국가 폭력에 함께 연대하고 항거한 영령들이 잠든 5·18 국립묘지 참배를 시도했다. 그러니 욕을 먹는 거다. 호남 민심만 그럴까.
/김지을 사회부장 dok2000@
지난 2020년 5월 25일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사망한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다. 유언이 된 “숨을 못 쉬겠다”(I can’t breathe)는 인종 차별 항의 시위의 상징적 구호가 됐고 전 세계에서 ‘우리가 플로이드다’라는 연대 시위가 잇따랐다.
10년 전인 지난 2015년 1월 7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만평의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 사무실에 난입해 총기로 기자 등 12명을 살해했다. 당시에도 전 세계인들은 펜을 들고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표명 운동을 벌이며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의미가 담긴 표현을 빗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우리가 황교안이다’고 언급했다. 계엄 선포를 찬성하고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장을 체포하라’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내란 지지 시위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이를 옹호하면서 ‘우리가 ….’을 빌려 쓴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국가 폭력에 함께 연대하고 항거한 영령들이 잠든 5·18 국립묘지 참배를 시도했다. 그러니 욕을 먹는 거다. 호남 민심만 그럴까.
/김지을 사회부장 dok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