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관광의 시대, 휴먼웨어로 승부해야- 김정국 광주동구문화관광재단 관광마케팅팀장
2025년 11월 18일(화) 00:20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제 관광객들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넘어, 현지인의 삶과 이야기가 녹아있는 ‘로컬리티(Locality)’에 깊이 빠져들기를 원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광주 동구의 정책을 주목해 볼만하다. 동구형 관광헬퍼인 ‘동구친구’와 ‘주민문화해설사’다. 2025년 10월 기준, 동구친구 17명과 주민문화해설사 10명을 통합한 총 27명의 주민이 활동하며 2025년 10월까지 동구 방문객 1만 5524명을 대상으로 352회의 활발한 참여를 기록했다. 이는 동구 관광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자 동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맞춤형 경험을 선사하는 ‘휴먼웨어(HumanWare·인적역량)’이다.

동구의 관광헬퍼 시스템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뉘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동구친구는 문화·관광 투어 해설과 축제 프로그램 운영 보조 등 광범위한 관광지원 역할을 수행하며, 금남로 차없는 거리 행사, 충장축제, 버스킹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행사에 참여하여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주민문화해설사는 ‘무등가는길’, ‘광주정신원형길’, ‘뜻세움길’ 등 인문산책길을 중심으로 전문 해설을 제공한다. 이들은 5인 이상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정규해설 외에도 지자체 공무원, 학생 등을 대상으로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동구친구와 주민문화해설사의 활동내역을 보면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동구의 핵심 관광 상품 운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시작한 ‘동구칠성 예술골목 해설투어’는 휴먼웨어를 극대화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광주시 자치구 중 최초로 설립된 동구문화관광재단은 역량강화 워크숍, 시범해설 제공 등을 통해 스토리텔링 포인트와 해설 기법에 대한 전문교육을 실시하여 해설사들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상품의 질을 높였다.

동구친구와 주민문화해설사는 이제 지역관광의 양적 성장을 궤도에 올렸다. 앞으로는 지속가능 관광을 위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미래 관광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이들의 역할을 심화해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첫째, ‘생활인구’ 유치를 위한 장기 체류 프로그램 연계를 강화해야한다. 광주 동구의 관광정책은 체류형 관광과 생활인구 증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동구친구의 역량을 1~2일 투어 해설에만 국한하지 않고, ‘워케이션(Workation)’이나 로컬 한 달 살기 등 장기 체류 관광객을 위한 ‘로컬 동행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동네 맛집, 숨겨진 작업실, 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을 연결해주는 ‘로컬 코디네이터’로서 활동을 더욱 강화하여 장기 체류 방문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플랫폼과의 통합은 필수 사항이다. 관광객이 ‘동구친구’와 ‘주민문화해설사’를 요청하고 예약할 수 있는 전용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MZ세대가 활용하는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고, 동구친구를 해당 콘텐츠의 주역으로 내세워 자발적 홍보 마케팅을 유도해야 한다.

셋째, 합리적인 성과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활동 실적이 우수한 해설사에게는 인센티브를 확대하거나 ‘로컬 스토리텔러 인증제’ 등을 도입하여 시간당 보상금을 상향 조정하는 등 실질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하여 전문 인력의 이탈을 막고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동구친구와 주민문화해설사 운영 결과는 휴먼웨어가 곧 관광 경쟁력이라는 명제를 증명한다. 인문산책길의 역사적 가치, 동구칠성 예술골목의 창의적 감성, 그리고 충장축제의 역동성을 한데 엮어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사람의 힘, 즉 동구친구 및 주민문화해설사의 열정과 전문성이다.

광주 동구는 이 로컬 전문가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관광 트렌드를 주도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향후 이들이 단순한 관광 지원을 넘어 동구형 관광 상품의 기획자이자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동구는 지역관광 활성화의 성공적인 롤 모델로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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