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수에 신음하는 영산강
광양국가산단·순천해룡산단
폐수방류량 1년 새 50% 증가
영산강 유입 산업폐수 3분의 1
상수원보호구역 등 청정지역으로
2025년 11월 17일(월) 20:25
17일 광주시 광산구 영산강 덕흥대교 구간에서 혼탁한 강물이 흐르고 있다. 영산강(주암댐)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농도는 지난해 기준 1.0㎎/ℓ로, 10년 전보다 악화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영산강으로 흘러드는 산업폐수 35.6%는 상수원 보호구역 등 청정지역으로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국가산단과 순천해룡산단은 폐수방류량이 1년 새 50% 넘게 증가했다.

환경단체는 법적 배출 허용기준치를 충족한 폐수라도 막대한 양이 강으로 유입되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17일 국립환경과학원이 발간한 ‘2025 산업폐수의 발생과 처리’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광주·전남 산업폐수배출 업소는 4151개로 처음으로 4000개를 넘어섰다.

폐수배출 업소는 2021년 3879개, 2022년 3979개 등으로 2년 연속 늘었다. 광주·전남 폐수배출 업소는 전국 5만7188개의 7.3% 비중을 차지한다. 산업폐수는 무방류 처리(전량 위탁처리)되거나 직접 방류, 공공 하수처리시설 유입 등의 방식으로 처리된다.

2023년 광주·전남에서 하루 발생한 산업폐수는 39만8000㎥(1㎥=1t=1000ℓ)로, 전년(39만4000㎥)보다 늘었다. 같은 기간 방류량도 32만2000㎥에서 32만7000㎥로 증가했다. 1일 방류량 증가분 5000㎥는 일일 배출량이 50㎥ 미만인 5종 사업장이 100곳 넘게 내보내는 규모다.

강의 오염도와 수질 관리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는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배출부하량을 보면 광주·전남은 1일 1400㎏를 내보냈다. 3.5인 가구 기준 1인당 하루 350ℓ(농도 10㎎/ℓ)를 쓰는 11만4800가구가 배출하거나, 돼지 1만4000마리 폐수를 처리하지 않고 보내는 규모다.

수계(水系)별로 보면 영산강에는 2127개 업소에서 하루 7만4138㎥의 폐수를 양산해 5만7770㎥를 방류했다. 섬진강에는 463곳에서 4만8269㎥를 생성해 7757㎥를 내보냈다.

특정수질유해물질을 포함한 특정폐수 하루 방류량은 영산강이 3만7355㎥(235개 업소)로, 전체 방류량의 64.7%에 달했다. 섬진강은 12개 업소가 1311㎥(전체의 16.9%)의 특정폐수를 보냈다. 특정수질유해물질은 구리, 납, 수은 등 인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물질 33가지를 말한다.

영산강으로 내보내는 산업폐수의 3분의 1 가량은 상수원 보호구역 등 청정지역으로 몰렸다.

영산강 수계 청정지역(배출허용기준 적용지역)에 폐수를 흘려보내는 사업장은 500곳으로, 전체 방류량의 35.6%(2만552㎥)에 달했다. 전국 평균 청정지역 방류 비중 9.7%의 3.7배다. 섬진강에서는 전체 방류량의 93.3%(438개 업소)에 달하는 7235㎥를 청정지역에 방류했다.

광주·전남 산업단지(광주 10개·전남 26개)에서 흘러나오는 폐수는 전년보다 줄었다.

광주지역 산단의 1일 폐수방류량은 전년보다 5.1% 감소한 1만4063㎥, 전남은 4.8% 줄어든 14만2620㎥였다.

지역 산단 가운데 방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곳은 광양국가산단(57.5%↑)과 순천해룡일반산단(51.7%), 나주신도일반산단(20.3%), 순천일반산단(16.2%) 등이었다. 이들 산단은 전국 산업단지 방류량 평균 증가율(8.2%)을 크게 웃돌았다. 광주·전남 산업단지 가운데 방류량이 가장 많은 여수국가산단은 4.6%(12만6019→13만1867㎥) 증가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2004년 수질오염 총량 관리제가 시행돼 법적 기준을 넘지 않는 폐수를 배출한다고 하지만, 영산강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기준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2년 전 주암·수어댐에 닥친 최악의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영산강을 마시는 물 수준으로 수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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