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자체 실효성 없는 갑질 근절대책
직장갑질119, 조례·훈령 분석
광주시, 징계 가능 임의 규정만
전남도, 징계 조치 규정도 없어
2025년 11월 09일(일) 20:28
정부가 2018년 7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7년여가 지났음에도 광주·전남의 갑질 근절 대책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9일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례, 훈령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징계 규정이 제대로 세워져 있지 않거나 갑질 근절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빠져 있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

광주시의 ‘광주시 갑질 행위 근절 및 피해자 지원 조례’ 제9조(징계 및 인사상 불이익 처분 등)에서 갑질 행위자에 대해 ‘징계할 수 있다’고 임의 규정만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의 ‘전남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례’에서는 징계 등에 대한 조치 규정이 아예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갑질 예방대책과 관련, 전남도는 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수립 주기를 규정하지 않고 있었다.

또 광주시와 전남도 모두 ‘근로기준법에 따라 조사 기간 피해자를 분리한다’는 내용을 조례에 포함하지 않고 있었으며, ‘객관적으로 조사한다’는 문구를 조례에 포함하지 않았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각 조례에 ‘허위 신고’ 조항을 포함해 ‘허위신고 시 조례에 따른 보호를 받지 못한다’거나 ‘징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항은 갑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게 만드는 독소 조항이라는 것이 직장갑질119 측 주장이다.

김유경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광역지자체별 조례를 분석한 결과 현행법의 수준에 크게 못 미치거나 법의 취지에 역행하는 조항이 다수 확인됐다”며 “정부는 ‘허위신고 시 징계’ 등 내용이 포함된 다수 조례의 조항을 폐기하고 기존 가이드라인을 실효성 있게 개선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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