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작가들의 프랑스 ‘여행노트’
광주어반스케치 서동환 작가·나주미술협회 백은영 작가
10~16일 프랑스 ‘카르네 드 보야주’ 페스티벌 정식 초청
현지 작가들과 워크숍·공개 드로잉 세션·인터뷰 등 참여
2025년 11월 09일(일) 19:10
서동환 작 ‘광천시민아파트’
프랑스 중부 도시 클레르몽페랑에서는 매년 국제 예술축제가 열린다.

‘카르네 드 보야주’는 세계 아티스트들이 여행을 매개로 만나 풍경과 문화, 인물을 스케치와 글로 표현하는 국제 예술축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여행노트’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에서 보듯 ‘카르네 드 보야주 페스티벌’은 현지에서 걷기와 여행 등을 통해 작품을 창작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로 25회를 맞는 페스티벌(10~16일)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공식 초청돼 눈길을 끈다.

‘제25회 카르네 드 보야주 페스티벌’에 백은영 작가(왼쪽)와 서동환 작가(오른쪽)가 초청됐다. 오른쪽은 나주시와 클레르몽페랑시 교류에 가교 역할을 한 양수경 나주문화재단 이사.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협회 회장 서동환 작가, 나주미술협회 회화분과위원장 백은영 작가가 주인공. 이들 두 작가는 국제 미쉐린 도시 네트워크 및 페스티벌 주최 기관인 일 포 알레 부아르가 공식 초청했다.

이번 초청은 내년이면 한불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이루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예술 교류가 강화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주제는 ‘물, 음식, 에너지’로 여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소들이다. 초청 작가들은 일주일간의 레지던시 및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광주와 남도의 문화를 세계 무대에 소개할 예정이다.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는 공식 초청을 받은 서 작가와 백 작가, 중간 연계과정에 힘을 보탰던 양수경 전 대광여고 교사(한국프랑스어교사협회 이사 및 나주문화재단 이사)가 참석했다.

서동환 작가는 “올해 25주년을 맞는 ‘카르네 드 보야주 페스티벌’에 한국인으론 최초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는 세계 30여국에서 130명 아티스트가 참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일간은 자유롭게 도시를 여행하며 느낀 단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나머지 4일간은 아트페어처럼 각자 부스에서 완성한 그림을 선보인다”고 덧붙였다.

광주를 기반으로 어반스케치 활동을 이끌어온 서 작가는 현지에서 광주의 문화와 민주, 인권, 평화로 대변되는 정신을 작품에 투영해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백은영 작 ‘5·18민주광장 구 도청’
백 작가는 “한국화의 섬세함과 정서를 표현하는 데 중점들 두고 있다”며 “특히 나주라는 지역이 내재하고 있는 역사성, 서사성을 세계의 예술 언어로 확장하고 싶은 바람”이라고 밝혔다.

백 작가는 충청도 공주가 고향이지만 경기도에서 오래 거주하다 남편 직장을 따라 나주로 이주했다. “나주가 너무 좋아 정착을 고려하고 있다”는 그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각국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먹으로 현지 감성을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백 작가는 “물, 음식, 에너지라는 모티브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티브”라며 “축제 기간 느끼는 에너지를 표현할 생각을 하니 많이 설레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지 작가들과 함께 어반스케치 워크숍을 비롯해 공개 드로잉 세션, 인터뷰 및 미디어 아트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국의, 특히 광주와 나주의 정신과 미학을 알릴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과 맞물려 나주시는 내년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준비 추진단을 구성하고 양국간 문화, 경제, 관광 등 다양한 방면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추진단에는 양수경 한국불어교사협회 이사, 엠마뉘엘 후 파리 시테대학 교수, 박선영 프랑스 한글학교협의회장, 남영호 몽펠리에 한국문화축제 총감독 등이 포함돼 있다.

양수경 나주문화재단 이사는 “1851년 프랑스 포경선 나르발호의 비금도 표류 사건은 1866년 병인양요보다 15년 앞서 일어난 사건”이라며 “나주시는 한국과 프랑스의 한국과 프랑스의 첫 외교적 만남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클레르몽페랑 부시장 등이 나주를 방문해 MOU를 체결하고 프랑스 페스티벌에 나주 작가 초청을 요청했다”며 “이번 국제 페스티벌은 그런 연장선에서 열리는 만큼 광주와 나주 등 남도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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