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국정조사로 유족 한 풀길
2025년 11월 03일(월) 00:20
제주항공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가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오랜만에 여야의 협치를 보는 것 같아 다행이다. 22대 국회들어 정쟁이 심화되고 있고 올해 국정감사에선 정책 감사 대신 인물을 둘러싼 정쟁으로 눈총을 받던 차에 그나마 여야가 박수 받을 일을 했다.

특히 현안마다 발목을 잡던 국민의힘이 먼저 국회 본회의에 제주항공 참사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면서 여야간 논쟁없이 국정조사가 이뤄지게 된 점은 높이 살 만 하다. 국회는 조만간 18명으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진상규명에 나서게 된다.

국정조사의 목적은 참사의 원인과 사고 과정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있다.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물어 유가족들의 한과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불행한 참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길이다. 무엇보다도 유가족들이 그동안 제기한 의혹을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 항공기 엔진 등 기체결함 의혹을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유가족들은 처음부터 기체결함 의혹을 꾸준하게 제기했고 최근 제주항공 사고기 엔진 제작사도 엔진 결함에 대해 인지했었다는 보도도 있었던 만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조류 충돌 위험성을 안일하게 평가하지는 않았는지, 로컬라이저 둔덕의 설계·시공·관리 과정에서의 부실 문제, 참사 이후 사고 조사 과정에서의 국토교통부 소속 사고조사위원회의 진실 은폐 의혹은 없었는지도 자세하게 들여다 보아야 한다.

때마침 정부도 12·29 여객기참사 피해자 지원 및 추모위원회를 4일 출범시킨다고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정부는 심리상담과 추모공원 조성 등 피해자 지원에 나선다면 유가족들의 눈물을 어느 정도 닦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차제에 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을 위해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항공조사법을 통과시키는 것도 국회의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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