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지옥일 때 부처가 말했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박수현 옮김
2025년 10월 31일(금) 00:20
불쑥 치밀어 오르는 분노, 이유 없이 계속되는 불안, 끝없는 욕망…. 우리는 스스로를 조절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이 지옥같다”고 이야기한다. 코이케 류노스케의 신간 ‘내 마음이 지옥일 때 부처가 말했다’는 이같은 내면의 혼란에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책이다. 책은 단순한 위로를 건네지 않고 오히려 지금의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를 직시하게 하고 그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보다 ‘직접 바라보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욕망’과 ‘분노’를 대표적인 고통의 뿌리로 본다. 우리가 무언가를 갈망하거나 누군가를 미워할 때 그 감정은 곧 행동으로 이어지고 행동은 다시 습관이 되어 자신을 더 고통스러운 방향으로 끌고 간다. 이러한 모든 감정은 내 안에서 발생하고 따라서 해법 또한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억지로 조용히 만들거나 감정을 억누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마음을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모두 6장으로 이뤄진다. 1장은 좋은 마음이 좋은 삶을 만든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2장에서는 분노의 작동 원리를 들여다보고 3장에서는 마음이 흐려지면 우리의 판단력과 행동력까지 약화된다는 점을 짚는다. 4장에서는 왜 그렇게 자주 마음이 흔들리는지, 감각에 대한 집착이 어떻게 불안정한 삶을 만드는지 살펴보고 5장에서는 감정을 다스리는 실제적인 훈련법이 제시된다. 마지막 6장은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수련에 관한 이야기다.

책 전반에 불교 수행자의 언어가 깔려 있지만 현대인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로 구성돼 있다. 감정에 휘둘리고 방향을 잃고 자신을 잃어버리는 순간에 잠시 멈추어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책이다. <웅진지식하우스·1만8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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