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서울대 학술림은 광양의 미래 자산 - 박성현 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2025년 10월 28일(화) 00:20
광양은 위대한 도시다. 세계적인 제철소와 대한민국 수출입 물동량 1위 항만을 품고 대한민국 산업의 동맥 역할을 해왔다. 그렇다고 우리는 언제까지 철강에만 기댈 수 있는가.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동력이 절실한 지금,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우리 곁을 지키는 명산, 백운산에 잠들어 있는 거대한 잠재력 ‘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 부지다.

이 부지는 오랜 시간 학술 연구라는 본연의 목적을 넘어 광양의 미래를 위한 ‘기회의 땅’으로 남아있었다. 이제는 과감한 상상력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이 잠자는 거인을 깨워야 할 때다. 필자는 천혜의 백운산 자연과 서울대의 상징성을 결합하고 나아가 침체된 광양 읍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백운산-광양읍 연계형 웰니스 관광벨트’ 구축을 제안한다.

모든 구상의 심장은 백운산 서울대 부지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설 힐링 치유센터’를 유치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휴양 시설이 아니다. 치유, 의료, 힐링, 관광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의 시작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에서는 전국에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또한 전라남도가 의과대학 신설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서울대 의대’라는 이름이 갖는 상징성과 신뢰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아토피, 요양 등 각종 의료 관련 전문적인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구매력 높은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또 단순 치유센터를 넘어 ‘서울대 의대 지역 공공의료센터’로 기능을 확장해 시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전남 동부권의 의료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

지역 인재 채용도 필요하다. 센터 운영에 필요한 의료, 간호, 행정, 관광, 문화해설사, 산림치유지도사 등 다양한 인력을 광양보건대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하여 채용함으로써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치유센터는 관광벨트의 강력한 앵커 시설이다. 백운산의 피톤치드 가득한 흙길에 ‘맨발 걷기 둘레길’을 조성하고 백운산 올레길 조성과 세족 시설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여 치유센터 방문객과 일반 등산객 모두를 끌어들여야 한다.

고로쇠는 단순한 수액 채취를 넘어 고로쇠를 활용한 음료,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R&D를 지원하여 힐링 치유 센터와 연계시켜서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 광양 매실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매실을 활용한 각종 디저트, 쿠킹 클래스 등 체험형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치유센터의 건강 식단과 연계해야 한다. 광양 불고기, 산나물, 흑염소, 닭 등 백운산 자락의 건강한 먹거리를 브랜드화하여 ‘백운산 밥상’이라는 먹거리 이름으로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

4계절 아름다운 백운산의 풍광을 활용한 자연 경관과 함께 숲속 음악회, 요가 클래스, 사진 촬영 명소 개발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광양읍 웰니스 관광벨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백운산에서 창출된 활력과 경제가 광양읍권으로 흘러넘치게 하는 것이다.

백운산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한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읍내로 내려와 식사를 하고 숙소를 찾고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낮에는 백운산에서 숲과 함께 치유하고, 저녁에는 광양읍에서 불고기와 각종 먹거리로 미식을 즐긴다’는 명확한 관광 코스가 생긴다. 이는 불고기 축제 기간뿐만 아니라 1년 365일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강력한 스토리텔링이 된다. 읍권의 숙박시설, 식당, 전통시장은 이 관광벨트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어 침체된 지역 상권에 새로운 혈액을 공급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행동할 때이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어떤 비전으로 꿰어내느냐에 달려있다. 시민, 시의회, 행정이 하나 되어 ‘백운산 비전 위원회’와 같은 범시민 추진 기구를 구성하고 중앙정부, 서울대와 전라남도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을 펼쳐야 한다.

백운산 서울대 부지라는 ‘잠자는 거인’을 깨우는 일은 광양의 산업 지도를 바꾸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며 소중한 우리 아들딸의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100년 먹거리를 만드는 위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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