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문학동인 - 박성천 문화부장
2025년 10월 27일(월) 00:20
모든 문화의 가장 기초가 되는 장르가 문학이다. 그만큼 문학은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독서가 일반적인 문화 향유시절이던 1980~90년대만 해도 문학의 지위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굳건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오늘날은 미술이나 공연, 미디어 아트 등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학을 지망하고 창작에 도전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재 이유와 삶에 대한 가치를 글쓰기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청년 문학동인이 10년 만에 첫 동인시집을 펴냈다는 소식을 접했다. 2015년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출신 대학생 등이 주축이 돼 구성한 창작 동인 ‘공통점’이 주인공이다. ‘같은 통점(痛點)’이라는 의미의 ‘공통점’은 “타인의 삶과 고통에 공감을 차단하지 않고 문학을 매개로 연대하겠다”는 뜻을 지향한다. 이들 동인은 ‘공통점’을 꾸린 것 외에도 단체 이름과 동일한 무크지 ‘공통점’을 5호까지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신헤아림 대표는 “우리 공통점은 그동안 느슨한 듯 내밀한 연대의식을 토대로 창작과 문화예술을 이어왔다”며 “동인은 등단과 비등단 경계뿐 아니라 유명과 무명, 중심과 지역 등 획일적인 구분도 없다”고 했다. 이번 동인시집에는 김도경, 김병곤, 김조라, 신헤아림, 이기현, 이서영, 장가영, 조온윤 등 8명 시인이 참여했다.

동인을 결성하는 것도 어렵지만 10년간 지속한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에서 20·30대 청춘들이 문학을 모티브로 진득하게 교류하고 창작에 매진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공통점과 인연이 있는 나희덕 시인은 “십년 넘게 서로의 지옥과 골방을 읽어주는 동안 그곳이 어느덧 시의 환한 정원과 울창한 숲이 되었다”고 의미를 전했다.

공통점 같은 문학청년들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기 그지 없다. 이들이 10년 후에도 여전히 동인시집을 발간하는 단체로 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젊은 청춘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박성천 문화부장sk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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