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광주일고 야구, 7년 만에 전국체전 우승
유신고에 6-3 승리 ‘명가 부활’ 알려…조윤채 감독 “부임 후 첫 우승 감격”
2025년 10월 23일(목) 21:15
광주일고 선수들이 23일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 보조2구장에서 열린 유신고와의 전국체전 결승전에서 6-3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확정한 뒤 조윤채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전통의 강호’ 광주일고 야구부가 제106회 전국체전 정상에 올랐다.

광주일고는 23일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 보조2구장에서 열린 유신고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투타의 고른 활약으로 6-3 승리를 거뒀다. KIA 이의리가 버티고 있던 2018년 이후 7년 만에 이룬 우승이다.

광주일고는 타격 상승세를 이어 1회부터 3점을 뽑아냈다.

1회말 1사에서 정휘민과 배종윤이 연속 안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현규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든 광주일고는 조휘원의 좌중간 3루타로 한 번에 3점을 쓸어 담았다.

유신고에게 1실점 하면서 3-1이 된 3회말. 2사에서 최현규가 좌측 담장을 넘기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4-1로 앞선 5회에는 톱타자 김성준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희생번트로 2루로 향한 김성준은 배종윤의 좌중간 2루타로 홈을 밟았다.

7회 위기가 찾아왔다. 선발 김동혁에 이어 4회 1사에서 출격해 기싸움을 벌여줬던 이후찬이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내주면서 흔들렸다. 연속 안타로 1실점을 한 이후찬이 삼진으로 원아웃을 만들었지만 다시 연속 안타를 허용, 5-3이 됐다. 이어진 1사 1·2루 위기에서 박찬민이 출격해 급한 불을 껐다. 좌익수 플라이로 투아웃을 만든 박찬민은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광주일고는 이어진 7회말 공격에서 정도건의 적시타로 1점을 달아나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6-3에서 9회초가 시작됐다. 이강민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면서 원아웃을 만든 박찬민이 한승우와 박지율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1사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박찬민은 오상열과의 2구째 승부 끝에 땅볼을 유도했다. 공을 잡은 유격수 김성준이 2루수 김시우에게 공을 넘겨 투아웃을 만들었고, 이어 1루로 공을 연결했다. 광주일고는 한 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채우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전국체전 우승을 이룬 광주일고 선수들이 전갑수 광주시체육회장, 나훈·김성한 전·현 광주시소프트볼야구협회장, 이규연 교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년 가을 부임 이후 첫 전국대회 우승을 지휘한 조윤채 감독은 “동메달까지 생각하고 왔는데 경기를 하면 할수록 타격이 상승세를 탔다. 어떤 팀을 만나도 자신이 있었다”며 “감독 부임하고 처음 우승하는 것인데 자주 해도 좋을 것 같다. 너무 기분이 좋다. 이번 대회에서는 ‘즐기자’라고 했다. 이것도 방법인 것 같다. 압박을 주면서 ‘집중하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즐기면서 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주장’ 김성준을 중심으로 한 3학년들의 혼신을 다한 플레이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성준은 졸업 후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빅리그에 도전하는 특급 선수다. 투타에서 모두 활약하면서 ‘광주일고 오타니’로도 통하는 김성준은 광주일고 선수로 뛰는 마지막 대회에서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박수를 받았다.

조윤채 감독은 “성준이가 정말 잘해줬다. 한번은 마운드에서 ‘만화 영화 찍냐’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너무 잘 던지고, 잘 쳐줬다. 3년 동안 가장 이뻤다. 광주일고 있으면서 정말 노력했고, 유종의 미를 거둬줘서 고맙다. 미국 가서도 꼭 성공하길 바라면서 응원하겠다”며 “3학년 선수덕에 우승했다. 3학년 선수들은 체전에서 열심히 안 하는 경우도 있는데 너무 잘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날 ‘졸업생’인 KIA 외야수 박헌이 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했다. KBO 가을리그를 위해 울산에 머물고 있는 그는 휴식일을 맞아 경기장을 찾았다.

박헌은 “학교 다니면서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봤는데 후배들이 좋은 결과 내서 좋다. 3학년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며 후배들의 우승을 기뻐했다.

/부산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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