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IMF 이후 최악’…광주 건축 착공 면적 72.5%↓
건설산업연구원 1~8월 착공 실적 발표…전남 전년비 35.6%↓
‘악성 미분양’ 15년 내 최다…공공 재원 확대 등 지원 대책 필요
2025년 10월 23일(목) 17:45
/클립아트코리아
올해 광주·전남지역 건축착공 면적이 전년보다 크게 줄며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떨어졌다. 장기적인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것으로, 지방 공공재원 확대 등 지원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연구원)이 발표한 ‘25년 1~8월 누적 건축 착공 실적’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건축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17.0% 감소한 5043만㎡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침체했던 2009년(4160만㎡)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으로 건설투자 위축이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악화된 상황이다.

지방의 누적 착공 실적은 전년보다 23.8% 줄어 수도권의 감소 폭(10.2%)보다 훨씬 가파른 낙폭을 보였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광주는 72.5%, 전남은 35.6%나 감소해 전국 상위권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광주의 경우 주거용 착공 면적이 89.2% 급감하며 사실상 시장이 얼어붙은 수준이다. 비주거용도 60.0% 줄어 상업·산업용 신축 수요도 위축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남 역시 주거용 42.9%, 비주거용 32.3% 감소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연구원은 광주·전남 등 전국 건축 착공 면적이 위축된 것은 아파트 분양 물량 감소, 사업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정책·시장 환경의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분석했다. 올해 1~7월 누적 아파트 분양 실적은 9만 1000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줄었다는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착공 면적은 전년 동월 대비 1~5월까지 연속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6월에 0.6% 소폭 상승하고 7월에 16.5% 증가했다. 이후 8월에 다시 40.0% 급락하면서 다시 위축됐다.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2009년 이후 역대 두번째로 부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건축 착공의 재침체는 향후 1~2년간 공사 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구원은 “올해 들어 건축 공사 착공이 다시 위축되면서 건설투자 부진이 장기화할 위험이 있다”며 “특히 지방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7월 말 기준 2010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당분간 회복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지방 경기 회복을 위해 공공 재원 확대와 중장기 미래 전략 사업 유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지방 착공 감소와 건설 투자 위축은 지역경제에 불가피하게 큰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일시적인 건설 경기 부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공 공사 확대를 발판으로 삼아 데이터센터·인공지능(AI)·바이오 연구단지·스마트 물류 허브 등 미래 전략 사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특성에 맞는 친환경 인프라, 스마트시티, 관광·문화 자원 활용 프로젝트를 발굴해 산업 경쟁력과 내수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균형 발전을 통해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 제고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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