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이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 산업의 도약을 위한 핵심 기반을 확보했다.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에 사실상 성공한데다 SK그룹과 오픈AI의 전용 데이터센터 설립을 이끌어내는 등 굵직은 성과를 냈다. 여기에다 2조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민관 합작 AI 인프라까지 품게 되면서 전남이 명실상부한 ‘재생에너지 및 AI 수도’로 거듭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1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감한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 공모에서 삼성SDS 컨소시엄이 전남을 사업 부지로 선택, 단독 입찰함에 따라 SK그룹과 세계적인 AI 기업인 오픈AI가 공동 구축하기로 한 전용 데이터센터와 시너지를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남도가 민선 7기때인 지난 2019년 선포한 ‘블루이코노미’가 6년 만에 현실화된 것을 넘어 전남 100년 미래 먹거리 완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1엑사플롭스급 연산을 목표로 하는 공공형 인프라다.

거대언어모델 학습과 추론, 유전체·신약·기후 시뮬레이션 등 국가급 과제를 받쳐 줄 ‘AI SOC’로, GPU(그래픽 처리장치) 수천 대 규모의 서버팜과 초고속 네트워크, 대용량 스토리지가 필수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민간 기업과 연구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AI 전용 슈퍼컴퓨터 허브가 되어, AI 반도체 실증과 클라우드형 서비스 제공, 공공 연구과제 지원 등을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미래 신산업의 핵심 기반시설 역할을 하게 된다.

전남의 AI 인프라 구축 가속화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맞물리면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AI 데이터센터와 국가 컴퓨팅센터는 부지로 거론되는 해남·영암 일대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춘 ‘솔라시도’를 포함하고 있다.

전남도는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허브’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집적지를 기반으로 AI 시대를 선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오픈AI 전용 데이터 센터 구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15조원 규모 민간투자가 예정된 초대형 프로젝트인솔라시도에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가 조기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사업은 1단계(2026~2028년)로 7조원을 투입해 기반 인프라와 154kV 변전소를 구축하고, 2단계(2029~2030년)에는 8조원을 추가 투입해 345kV 변전소, ESS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LS그룹 계열사인 LS전선 그룹이 해남에 초대형 해상풍력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한 점도 주목된다. LS그룹은 지난 20일 해상풍력 전용 설치 항만을 조성하기로 했다. 추후 자회사 이전까지 추진할 계획이어서, 전남은 재생에너지 발전에서부터 전력망 구축, AI 데이터 센터 운영까지 수직 계열화를 갖춘 진정한 ‘에너지-AI 메카’로 변모할 태세다.

전남도는 민선7기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에너지 혁신성장 거점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블루이코노미를 선포했다. 재생에너지 산업은 물론, 관광, 바이오메디컬, 미래형 운송기기, 미래 생명산업, 미래 신도시를 아우르는 미래 먹거리로 사업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가 전남에 유치되면 국가균형발전에서 호남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호남지역은 그동안 중앙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지만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국가AI컴퓨팅센터가 전남에 들어서면, 호남이 대한민국 AI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 2019년 부터 재생에너지와 미래형 신 사업에 집중한 결과 국내외적인 대규모 투자 유치가 가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