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영암에서 온 가족·친구·동네 사람들 응원 덕에 우승 기뻐”
BMW 챔피언십 우승
LPGA 개인 통산 13승
한국, 올 시즌 6개 대회 우승
2025년 10월 19일(일) 20:50
김세영이 해남 파인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LPGA 투어 -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골프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김효주(왼쪽)와 전인지 등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고향에서 우승 마법을 부렸다.

김세영은 19일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6785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에서 최종 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하면서 2위 하타오카 나사(일본·20언더파 268타)를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합해 5언더파 67타를 적어낸 김세영은 1라운드부터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선점한 뒤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장식했다.

2020년 11월 펠리컨 챔피언십 이후 약 5년 만에 LPGA 투어 통산 13번째 우승을 이룬 김세영은 우승 상금 34만5000달러(약 4억9200만원)도 거머쥐었다.

호남 지역에서 처음 열린 LPGA 대회에서, 고향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챔피언이 된 김세영은 ‘응원의 힘’을 이야기했다.

3번 홀(파 3)에서 보기를 기록했던 김세영은 선두 경쟁을 했던 노예림이 1번 홀(파4)에이어 4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1타차로 쫓기기도 했다.

김세영은 “항상 아버지께서 긴장되거나 하면 위축되지 말라고 하셔서 이겨내려고 했다. 또 갤러리한테 혼날 것 같아서 극적인 힘을 발휘했다(웃음). 자신과의 싸움을 했다. 좋은 생각으로 이겨내서 잘 된 것 같다”며 “동네 분들도 많이 오시고, 가족·친구도 많이 왔다. 가족 목소리가 가장 컸을 것 같다. 너무 기쁘다. 가족들, 사촌, 할머니, 할아버지 다 오셨는데 많이 웃고 기쁘게 해드려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인터뷰를 하는 김세영.
그는 또 “동료들이 축하를 많이 해줘서 기분이 정말 좋다. (전)인지가 마지막에 한 모금 마시라고 했는데 알딸딸하다”며 오랜만의 샴페인 샤워를 만끽한 기분을 이야기했다.

김세영은 자신을 상징하는 빨간 바지를 입고 최종라운드를 치렀다. 앞서 몇 차례 우승 기회를 놓치기도 했던 김세영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빨간 바지를 챙겨입고 필드에 나섰다.

김세영은 “아침에 바지를 입으면서 이번에도 우승 못 하면 안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웃음). 그동안 우승 찬스가 있었는데 못 했었다”며 “프로 오고 나서 뭔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 줄 수 있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빨간 바지를 입게 됐다”고 빨간 바지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 5년 우승이 없었던 김세영은 3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루키의 마음’을 이야기했었다.

루키의 마음을 다짐했던 김세영은 “신인 때 날 것 그대로 했었는데 이후 투어 연차가 쌓인 이후 방법론적인 걸 찾다 보니 안 좋았다. 이번에는 루키의 마음으로 했던 게 잘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잘했던 선수들은 자기의 것을 찾기만 하면 잘할 수 있다. 그런데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주변의 도움 덕분에 나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안 좋을 때 주변에서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줘서 극복할 수 있었다”며 “늘 좋은 수는 없는 만큼 주변 조언도 잘 들어야 한다. 잘했던 기억을 계속 상기하다 보면 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루키의 마음으로 자신의 것을 찾은 김세영은 골프 인생 방향을 바꿨다. 우승으로 반전을 이룬 김세영은 ‘세계 랭킹’을 목표로 달릴 생각이다.

김세영은 “예전에는 상금 많이 버는 게 목표였는데 그게 나한테 별로 도움이 안 됐다. 올해부터는 세계 랭킹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서 목표를 세계 랭킹으로 바꿨다. 이번 우승으로 많이 올라오게 됐는데 세계 랭킹이 선수의 가치다. 전 세계에서 랭커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거니까 최대한 랭킹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2021년(7개)이후 4년 만에 한 시즌에 LPGA 투어 6개 대회 이상 우승이라는 성적을 냈다.

지난 2월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에서 김아림이 우승 스타트를 끊은 뒤 김효주(3월 포드 챔피언십), 유해란(5월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임진희-이소미(6월 다우 챔피언십), 황유민(10월 롯데 챔피언십)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해남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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